이재용, 글로벌 재계 거물 모임 뒤 귀국...17일 사법리스크 벗을까

제프 베이조스·빌 게이츠·마크 저커버그 만나
1·2심 무죄 대법원 확정되면 구글캠프 갈 듯

글로벌 재계 거물들의 사교 모임인 '선 밸리 콘퍼런스' 행사에 참석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4일 귀국했다.

이 회장은 이날 새벽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한 뒤 출장 성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 일정을 하느라 피곤하다"고 답했다.

취재진이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을 묻자 "열심히 하겠다"고 짧게 답하고 차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9% 급락한 4조6천억원에 그쳤다.

반도체 재고자산 가치 하락 실적 반영과 미국의 대중 제재에 따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 가동률 하락 등 반도체 사업 부진 영향이 컸다.

이 회장은 지난 9일(현지시각)부터 13일까지 미국 아이다호주 선 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선 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이날 귀국했다.

미국 투자은행 앨런&코 컴퍼니가 1983년부터 매년 7월초 주최해온 비공개 회의로 '앨런&코 콘퍼런스'라고도 불린다.

올해 행사에는 아마존의 앤디 제시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상무 시절인 2002년부터 해마다 참석해 온 이 회장과 함께 이원진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도 참석했다.

이 회장은 2017년부터 최서원씨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수사와 재판, 구속수감 등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구속수감 중이던 2017년 법정에서 "선 밸리는 1년 중 가장 바쁜 출장이고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라고 말해 이 회의가 화제가 됐다.

이 회장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에 대한 17일 대법원의 최종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다. 1·2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돼 이 회장이 그간 대외활동에 걸림돌이었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면 이달 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또 다른 글로벌 CEO 사교 모임인 '구글 캠프'에 참석할 전망이다.

구글 공동 창립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매년 여름 개최하는 구글 캠프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남부 로코 포르테 베르두라 골프 리조트에서 열린다. 참석자와 행사 내용 등은 모두 비공개다.

국내에선 이 회장 외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다른 재계 총수들이 참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