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예산관리국장도 김동관과 협력 논의
건조능력·투자계획 '마스가' 패널에 "그레이트"
트럼프, 백악관서 협상단과 '엄지척' 사진 공개

한미 관세협상 타결 직전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한미 조선업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1일 드러났다.
러셀 보트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도 예산관리국장을 지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미국 정부 조선업 재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대통령의 예산안 수립 및 집행과 행정부의 입법 제안, 정책의 우선순위 조정을 담당하는 핵심 부서다.
30일(현지시각) 이들이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포함한 관세 협상 타결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셀 보트 국장과 존 펠란 장관의 필리조선소 현장 방문 결과를 보고 받고 관세협상 타결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 필리조선소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지난해 조선소 지분 100%를 1억달러에 인수한 곳이다.
이들은 필리조선소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데이비드 김 필리조선소 대표의 안내로 주요 생산 현장을 함께 둘러보고 한미 조선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화오션이 1일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 부회장은 마스가 프로젝트를 거론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 설계·건조 능력을 보유한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교두보로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조선 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선박 건조 유지보수(MRO) 등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중장기 사업전략과 투자 계획 등을 설명하며 미국 정부의 지원과 협조도 요청했다.
펠란 장관과 보트 국장 일행은 필리조선소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 용접기술을 배우고 있는 훈련생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가져온 자동용접 설비 등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보트 국장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화가 필리조선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투자와 활동들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오랜 기간 함께 근무해온 직원들과 좋은 파트너십을 만들어 가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펠란 장관은 “조선해양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트럼프 정부와 미 해군성의 최우선 순위다. 3개월 전 한국의 한화(오션) 조선소를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현대화한 현장을 확인했다. 이곳 필리조선소에서 어떤 투자가 이뤄지고, 조선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지 직접 보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펠란 장관은 지난 4월에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김동관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잠수함과 상선 건조 구역을 살펴보고, MRO 작업 중이던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유콘함도 둘러봤다.
김 부회장은 당시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의 전략적 수요에 맞춰 어떤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건조 체계를 완비하고 있으며, 미국 내 여러 조선소를 확보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필리조선소 인수 뒤 설비 투자, 현지 일자리 창출, 기술 이전 등 전방위적 개편을 진행 중이다. 한국식 생산관리 기법과 공정 최적화 시스템을 적용해 현재 연간 1~1.5척인 건조 능력을 2035년까지 10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란 프로젝트 명칭은 산업통상부 조선해양플랜트과 김의중 과장과 이디도 팀장 등 실무진의 오랜 협의 끝에 탄생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관세 협상에서 중요한 카드로 제시할 한미 조선 협력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오랜 숙의 끝에 '코러스 파트너쉽'(KORUS Partner-Ship) 등도 후보군에 올랐으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란 트럼프 대통령 재선 구호를 차용한 마스가가 채택됐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의 협상에서 마스가를 한미 지도 위에 조선소 등 생산 거점과 건조 능력, 투자계획 등을 표시한 하나의 패널로 만들어 설명하자 러트닉 장관이 "그레이트 아이디어"(Great Idea)라 반응했다.
한화 등 민간 기업과 우리 정부의 양면 작전이 이번 관세 협상 타결에 ‘키 맨’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악관은 31일(현지시각) 백악관 웨스트윙 캐비닛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 협상단이 함께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 사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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