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보도…칩스법 지원금 만큼 지분 확보
러트닉 상무장관 제안에 트럼프 "마음에 들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 3월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TSMC의 미국 투자계획에 대해 말하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REUTERS 연합뉴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 3월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TSMC의 미국 투자계획에 대해 말하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REUTERS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미국 공장 증설에 미국 정부가 지원금을 제공하고 이를 지분으로 받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국내외 반도체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통신 <로이터>는 19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반도체지원법(칩스법·CHIPS Act)에 따른 지원을 받아 미국에 공장을 짓는 반도체 제조기업들의 지분을 미국 정부가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익명 취재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미국의 마이크론이 이런 기업에 해당한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러트닉 상무장관이 인텔 지분 10%를 정부가 인수하는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확인했다. 레빗은 "대통령이 국가 안보와 경제적 측면 모두에서 미국의 필요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으며, 이는 전에 없던 창의적인 아이디어"라고 기자들에 말했다.

미국 내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해 정부가 직접 주주가 돼 민간 기업을 밀어주겠다는 취지다. 인텔은 앞서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정부 보조금 109억달러(약 15조1천억원)를 지원받기로 한 상태다. 이를 전액 주식으로 바꾸면 미국 정부가 지분률 10%로 인텔의 최대주주가 된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말기인 지난해 말 미국 상무부가 확정한 기업별 반도체지원법 지원금 액수는 TSMC 66억 달러(9조2천억원), 마이크론 62억 달러(8조6천억원), 삼성전자 47억5천만 달러(6조6천억원)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 6월 상무부가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기업에 지원한 보조금 중 일부를 재협상하고 있다고 밝히며, 보조금 지급이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시 마이크론이 미국 내 반도체 공장에 대한 지출을 늘리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두 소식통은 칩스법 논의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참여하고 있지만, 러트닉 장관이 주도권을 쥐고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러트닉의 제안을 좋아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승인하면서 중요 경영 사안에 대한 거부권을 갖는 '황금주'를 미국 정부가 보유하도록 한 바 있다.

이 보도에 대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대해 삼성전자와 백악관은 답하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약 2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약 2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5일 17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며 출장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년 사업 준비하고 왔습니다”라고 답했다.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규모 파운드리 공급 계약이 발표된 직후 한미 통상협상이 진행 중인 워싱턴으로 향했던 이 회장이 미국에 머무는 동안,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 이미지 센서(CIS)를 삼성전자 텍사스 오스틴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한 계약이 성사됐다.

2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이재용 회장은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최첨단 파운드리 공장 증설 계획을 현지에서 밝힐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이 회장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 부활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과 맞물려 어떤 결과물을 낳을지 한미 정상회담 성패의 주요 변수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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