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 사장단 회의 소집 "LG엔솔 구금사태...구성원 안전 세심히"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최근 미국 이민단속국의 LG에너지솔루션 구금사태 등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영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경영 전략을 논의했다.

LG는 24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최고경영진이 모여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고 25일 밝혔다.

구 회장과 최고경영진은 하루 일정으로 진행된 회의에서 위기감이 높아진 경영 환경과 이를 넘어서기 위한 인공지능 전환(AX·AI Transformation) 가속화 방안을 주제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진과 각 사의 AX 전략을 총괄하는 CDO(최고디지털책임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중국 경쟁사들은 우리보다 자본, 인력에서 3배, 4배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그동안 구조적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인식을 같이하며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와 수익성 강화를 위한 ‘사업의 선택과 집중’ ▲차별적 경쟁력의 핵심인 ‘Winning R&D’ ▲‘구조적 수익체질 개선’ 등 크게 3가지를 논의해 왔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참석한 최고경영자들은 치열한 토론을 통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생산력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AX 전략 실행에 몰입할 시점이라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 또 이러한 변화의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경영진 주도의 명확한 목표설정이 중요하고 신속한 실행이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아졌다. 

구 회장은 또 “회사는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곳인 만큼 최고경영진들이 구성원들의 안전에 대해서도 세심히 챙겨 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지난 4일(현지시각) 美 조지아주 현대차와 합작 법인 HL-GA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구성원 47명과 협력사 임직원 250여명이 이민 당국에 체포된 뒤 일주일 동안 구금됐다 풀려난 사태와 관련한 메시지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23일(현지시각) 당시 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를 인터뷰해, 일부 노동자들은 풀려나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불면증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구 회장은 이 사건 발생 직후 주요 경영진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구성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긴밀한 대응을 주문했다. 

구 회장의 이날 주문은 최고경영자들이 귀국한 이들에 대한 후속 처리도 살필 것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