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역사인식은 학습을 통해서지만, 이재명은 삶을 통해 체화했다"

[ 고승은 기자 ] =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의 역사인식은 삶을 통해 체화된 것이다. 그런 사람이 또 하나 있는데 전태일 열사"라며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공한 전태일'이 될 거라고 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7일 '열린공감TV'에 출연해 "이재명이라는 사람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비로소 이 사람의 인생을 돌아봤다. 깜짝 놀란 몇 가지 지점이 있다"고 밝혔다. 

최민희 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부산상고 나오셨는데 당시엔 명문이었다. 부산상고 출신의 고위 법조인도 많다. 중농의 막내로서 사랑받고 컸다"며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는 분이었잖나. 그게 우리를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힘이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의 역사인식은 삶을 통해 체화된 것이다. 그런 사람이 또 하나 있는데 전태일 열사"라며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공한 전태일'이 될 거라고 했다. 사진은 이재명 지사가 대구 중구 남산동 전태일 열사의 옛집을 찾은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의 역사인식은 삶을 통해 체화된 것이다. 그런 사람이 또 하나 있는데 전태일 열사"라며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공한 전태일'이 될 거라고 했다. 사진은 이재명 지사가 대구 중구 남산동 전태일 열사의 옛집을 찾은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민희 전 의원은 "소위 기득권 엘리트 사이에서 어떻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멸시당하고 조롱당하는 걸 봤잖나"라며 "그래서 저런 경력은 저 분이 끝이구나 했는데, 다른 맥으로 혼자 커온 사람이 있었다"라며 이재명 지사를 언급했다. 

지난 1970년대초 서울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던 수많은 이들이 현재의 성남시(당시 광주군)로 강제이주당했다. 당시 박정희 군사정권은 이들에게 개인당 약간의 토지분양권만 던져주고 보낸 것이었다. 당시 성남시는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는 지역이라 일자리나 사회 기반시설 등은 거의 전무하다시피했다. 

당시 박정희 정권과 서울시의 방침은 우선 토지가격을 싸게 사들인 뒤 입주민들에게 비싸게 팔아 개발비용을 충당하겠다는 것으로 우선 강제 입주부터 시키고, 나중에 개발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투기꾼들도 몰려들면서 자연스레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당시 서울시는 가뜩이나 먹고 살 것도 없는 주민들에게 수십배나 폭등한 땅값을 일시에 내라는 방침을 강행,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성난 수많은 주민들이 성남출장소의 기물을 부수고 점거농성을 벌였다. 

이를 흔히 '광주 대단지 사건'이라고 부르며,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의 무계획적이면서 폭력적인 사고가 고스란히 드러난 사례로 꼽힌다. 지난 6월 성남시는 해당 사건의 명칭을 '8.10 성남 민권운동'으로 변경해 부르기로 했다. 이재명 지사가 고향인 경북 안동을 떠나 성남으로 이주해 온 76년에도 이 지역의 빈곤 정도는 심각했고, 당장 끼니 해결조차도 힘들 지경이었다. 

70년대 초 소위 '광주 대단지 사건'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의 무계획적이면서 폭력적인 사고가 고스란히 드러난 사례로 꼽힌다. 지난 6월 성남시는 해당 사건의 명칭을 '8.10 성남 민권운동'으로 변경해 부르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70년대 초 소위 '광주 대단지 사건'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의 무계획적이면서 폭력적인 사고가 고스란히 드러난 사례로 꼽힌다. 지난 6월 성남시는 해당 사건의 명칭을 '8.10 성남 민권운동'으로 변경해 부르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최민희 전 의원은 "일부는 노동자로, 일부는 노동자도 안 되고 화장실 청소하거나 껌팔이하며 사는 그런 동네에서 이재명 지사가 큰 것"이라며 "소년 노동하면서 모든 설움을 다 겪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재명 지사가)대장동 개발방식을 공영방식으로 하려 했던 동기가 저 때부터 쌓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지사는 가난한 집안 사정상 초등학교만 졸업한 뒤, 중학교 대신 공장으로 가서 일하게 됐다. 그는 일하다가 손가락을 다친 데 이어 프레스에 손목이 눌려 관절이 으스러지는 산업재해를 겪는다. 이 때문에 이재명 지사의 왼쪽 팔은 지금도 굽어있다. 

이재명 지사는 공장을 다니면서 관리자였던 반장에게 가혹행위를 수시로 당했다고 한다. 그는 그런 어려움에도 검정고시를 거쳐, 중앙대 법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했고 이후 사법시험에도 합격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이를 언급하며 "우리의 역사인식은 학습을 통해 형성된 것이지만 이재명의 역사인식은 삶을 통해 체화된 것"이라며 전태일 열사도 같은 사례임을 들었다.

최민희 전 의원은 이재명 지사와 전태일 열사의 사진을 비교한 뒤, "어린 이재명이 조금 고민하면 전태일 열사 얼굴이 될 거 같잖나"라며 "그래서 이재명에서 전태일을 봤다"고 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생각해보면 많은 분들이 도시빈민으로서의 삶을 이해하고 있고 그 한을 가지고 있는데, 아직까지 풀리지 못한 한이 있다"며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아직도 자기대접 분야 못 받는게 노동분야"라고 설명했다.

전태일 열사가 세상을 떠난지 50년이 넘게 흘렀지만, 그는 지금도 노동운동의 상징처럼 불리고 있다. 사진은 전태일 열사 동상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그의 동생 전태삼씨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태일 열사가 세상을 떠난지 50년이 넘게 흘렀지만, 그는 지금도 노동운동의 상징처럼 불리고 있다. 사진은 전태일 열사 동상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그의 동생 전태삼씨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민희 전 의원은 "전태일 열사는 그 현실의 어려움에 도전하다가 몸을 불사르며 정신으로 가셨지만, 이재명은 성공한 전태일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이재명이 쓴 글을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하고 비슷한데 접근이 다르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정말 정치인이자 최고의 로맨티스트처럼 관념적인 시야와 깊은 통찰과 이런 걸로 아주 쉬운 대중적 연설을 하잖나. 그런데 이 사람(이재명)은 그 표현 하나하나가 사무친 글"이라고 설명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대장동으로 인한 이재명의 재발견은 성공한 전태일"이라며 "이재명은 우리가 가난할 때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정말 개천에서 용나서 특수부 검사의 길을 안 가고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만나서 민변 변호사의 길을 갔다"고 강조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만약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결할 경우, '성공한 전태일' 대 '상위 0.1% 집안에서 태어나 편하게 지내다 집이 없어서 주택청약통장 못 만든 분'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비유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열린공감TV' 출연 다음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도시빈민의 아들 이재명, 소년공 생활, 검정고시, 수능, 중대 장학생, 사시합격, 연수원에서의 노무현강연... 그리고 민변활동·성남에서의 시민운동 등을 주욱 훑어보며 전태일 열사가 연상됐다"며 "전태일이 검시에 붙고 대학생이 되고 사법고시에 합격했구나...역사는 시계를 초월해 이렇게 이어지는 것이구나...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는 가난한 집안 사정상 초등학교만 졸업한 뒤, 중학교 대신 공장으로 가서 일하게 됐다. 그는 일하다가 손가락을 다친 데 이어 프레스에 손목이 눌려 관절이 으스러지는 산업재해를 겪는다. 이 때문에 이재명 지사의 왼쪽 팔은 지금도 굽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지사는 가난한 집안 사정상 초등학교만 졸업한 뒤, 중학교 대신 공장으로 가서 일하게 됐다. 그는 일하다가 손가락을 다친 데 이어 프레스에 손목이 눌려 관절이 으스러지는 산업재해를 겪는다. 이 때문에 이재명 지사의 왼쪽 팔은 지금도 굽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최민희 전 의원은 "기대가 생겼다. 우리 사회가 이재명을 통해 도시빈민의 한, 전태일의 한을 풀 수 있을까 하는. 대장동 집중포화를 개발이익 국민환수제로 승화시키고 성남의 뜰 청렴계약서로 성남시에 화천대유 이익분배 중단을 요구하는 이재명을 보며 다른 기대도 생겼다. 유능하게 개혁의 성과를 낼지도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유능한 사이다 진보, 양극화(사실은 일점 극화)에 맞서 사람다운 최소 생활보장으로서의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주장하는 이재명. 조선일보의 '대장동으로 흔들기'로 이재명이 궁금해졌고 그에 관한 자료를 통해 많은 것을 알고 느끼게 됐다"며 "고맙다, 조선일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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