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이런 애들이 어디 검찰 조직에다 대놓고 권력 내놓으라 요구하나", 브레이크 밟을 가능성 없는 이유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발, 전국의 경찰 총경들이 23일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었다. 경찰 핵심 간부급인 총경들이 집단으로 의견 표명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그대로 '경찰국' 신설을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정면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 전체 총경(580명)의 3분의 1인 19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회의에 참석했고, 절반을 훌쩍 넘기는 356명은 동조 표시로 회의장에 무궁화 화환을 보냈다. 이에 경찰청은 해산 지시를 어겼다며, 회의 직후 주도자인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을 대기 발령하고 현장에 참석한 56명을 상대로 감찰에 착수했다. 

이에 류삼영 서장은 "법관 회의나 평검사 회의할 때 그 사람들은 처벌 받았나. 평검사 회의 참석한 사람 엄정하게 보겠다고 한 적 있나. 법관 회의 참석한 사람 징계하겠다고 한 적이 있었나. 우리 경찰은 다르냐"며 "우리 경찰이 경찰 이야기를 했고, 법관은 법원 이야기를 했으며, 검찰은 검찰 이야기를 했는데 무엇이 다른가"라고 일갈했다.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발, 전국의 경찰 총경들이 23일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었다. 경찰 핵심 간부급인 총경들이 집단으로 의견 표명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장 밖으로 나오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발, 전국의 경찰 총경들이 23일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었다. 경찰 핵심 간부급인 총경들이 집단으로 의견 표명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장 밖으로 나오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찰국' 신설은 사실상 군사독재정권 시절로 퇴행하는 조치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위원회가 맡던 경찰 주요정책에 대한 최종결정을 행정안전부 장관이 맡도록 하는 것으로, 거대 경찰 조직을 정부가 좌지우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면서다. 특히 법 개정 절차도 없이 정부 '시행령'으로 하겠다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또다른 졸속·불통 사례로 꼽힐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그는 검찰은 물론 경찰·국정원·금융감독원 등 '사정기관'들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계속 드러낸 바 있어서다.

여기서 윤석열 대통령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발언으로는 대선 막판 재미 교포신문인 '선데이저널'에서 보도한 녹취록을 꼽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 시절부터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2016년말~2019년초 사이) 사석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정책에 서울중앙지검장 시절까진 겉으론 동의했지만 속내는 완벽하게 달랐다. 그는 실제 검찰총장이 되면서 자신이 '검찰주의자'임을 몸소 확인시켜준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사석 발언에서 "나는 뭐 수사권 조정 이런 거에 솔직히 발 담그고 싶은 생각도 없고, 내 나름대로의 생각은 있는데, 이게 검찰이 워낙 헛짓을 했다"라며 "나는 경찰이라는 조직이 민중의 지팡이로서 그런 게 아니고, 검찰이라는 조직을 상대로 수사권을 내달라고 요구하는 정도가 된다는 거 자체가 다 문제"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또 "(역대 정권은)검경이라는 수사권 문제로 검경이라는 이분법적 시각으로 접근을 했다"라며 "나는 그게 아니라고 본다. 어디 경찰이 검사보고 의견내더라 그러냐"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과거 "어디 무슨 황운하 이런 애들이, 경찰관이 어디 검찰 조직에다 대놓고 권력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하냐"라며 "경찰은 주어진 예산과 인력과 주어진 범위 내에서 열심히 치안 유지하면 되는 조직"이라고 발언했다. 즉 경찰이 검찰의 발아래 있는 조직이라는 사고가 매우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선데이저널 유튜브
윤석열 대통령은 과거 "어디 무슨 황운하 이런 애들이, 경찰관이 어디 검찰 조직에다 대놓고 권력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하냐"라며 "경찰은 주어진 예산과 인력과 주어진 범위 내에서 열심히 치안 유지하면 되는 조직"이라고 발언했다. 즉 경찰이 검찰의 발아래 있는 조직이라는 사고가 매우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선데이저널 유튜브

윤석열 대통령은 특히 "검찰이라는 조직은 경찰과 경쟁하는 조직이 아니다"라며 "수사라고 하는 것은 국가가 소추권을 행사할 만한 가능성 있는 사안에 대해, 승소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 소추권을 행사하는 거다. 수사라고 하는 건 그 소추의 준비과정이라 절대 독립해서 별도로 존재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나아가 "어디 무슨 황운하 이런 애들이, 경찰관이 어디 검찰 조직에다 대놓고 권력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하냐"라며 "경찰은 주어진 예산과 인력과 주어진 범위 내에서 열심히 치안 유지하면 되는 조직"이라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보면, 그는 경찰이 검찰의 통제아래 있는 조직이라는 사고가 매우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찰 조직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장서 외쳐왔던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뭉개는 발언까지 한 것을 보면, 더욱 이를 짐작케한다. 당시 이 발언들만 보더라도 그가 절대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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