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남부 전투 치열

[서울=뉴스프리존] 임형섭 객원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투를 계속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게 모든 인질을 석방하는 것을 조건으로 2개월간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을 제안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2일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관저 부근에서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고 손에 글씨를 쓴 인질 가족들이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22일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관저 부근에서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고 손에 글씨를 쓴 인질 가족들이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정부가 인질협상을 중재중인 이집트와 카타르에게 남은 인질의 전원 석방을 전제로 2개월짜리 휴전안을 전달한 뒤 하마스측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해당 제안을 열흘 전에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이번 제안에서 하마스가 먼저 여성과 노인, 건강이 악화된 인질을 석방한 뒤 다른 민간인 남성과 군인 등을 점진적으로 석방할 동안 전투를 중단하자고 했다.

이스라엘은 석방 과정을 2개월의 휴전을 통해 진행하자고 제안하고 동시에 풀려나는 인질 규모에 상응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기로 했다. 또 이번 제안에는 가자지구내 이스라엘 군 일부를 옮겨 북부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도록 허락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이번 제안에서 휴전으로 전쟁이 끝나는 것이 아니며 억류중인 팔레스타인 수감자 6천명을 모두 석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존 커비 미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적대행위 일시 중지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인질이 안전하게 석방되고 더 많은 구호물자가 전달될 수 있도록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악시오스는 이스라엘의 제안이 “지금까지 하마스가 거부해온 협상 조건과는 다르며 이전 보다 진전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약 240명을 납치했다. 

하마스는 지난해 11월에 이스라엘과 1주일 동안 휴전을 통해 여성과 어린이 인질 105명을 석방했고, 이스라엘은 풀려난 인질의 3배수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했다. 현재 130명의 인질이 남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이날도 가자지구 남부에서 올들어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칸유니스에서만 밤새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5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칸유니스 서쪽에 있는 알-마와시 지역으로 처음으로 진격하면서 그곳에 있는 알카이르 병원을 습격해 의료진을 체포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 대변인 아슈라프 알 키드라가 로이터에 전했다.

키드라 대변인은 의료시설에 대한 포위 공격 때문에 수십 명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구조대원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탱크가 구조대 본부인 또 다른 칸 유니스 병원인 알-아말을 포위했으며 이 병원 의료진들과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에대해 하마스 전사들이 병원 안팎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하마스와 의료진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같이 민간인 희생자가 급증하면서 이스라엘 안팎에서는 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들의 가족 수십명은 이날 크네세트 재무위원회 회의장에 들어가 전쟁 중단과 인질 석방 협상을 촉구했다.

이들은 회의장에서 “그들이 거기에서 죽어가는 동안 당신들은 여기에 앉지 못한다”고 외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인질 가족들은 지난 19일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의 고속도로 일부를 점거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가족들에게 휴전후 인질을 석방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로부터 진짜 제안은 없다”라면서 “오히려 우리가 제안한 사항이 있지만 여기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 망명 정치 조직의 수장인 사미 아부 주흐리는 로이터통신에 “모든 계획과 제안에 대해 열려있지만 모든 합의는 가자지구에서 침략을 끝내고 점령을 완전히 철수하는 것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군과 영국군이 예멘내 후티 반군의 지하창고와 미사일 관련 시설 등 8곳을 공격했다고 미 국방부가 22일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