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에 서방국들만 서명
[서울=뉴스프리존] 임형섭 객원기자=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평화회의가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과 러시아와 가까운 신흥 경제국 간의 온도차만 확인한 채 폐막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스위스 니드발젠주 뷔르겐슈톡에서 100여개국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15일과 16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83개 국가와기관이 서명한 공동성명 채택과 함께 폐회됐다.
공동 성명은 러시아가 점령한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보장과 안정적인 곡물 공급에 기반한 식량안보, 전쟁포로 교환·석방과 러시아에 납치된 아동·민간인들의 송환 등을 촉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공동성명을 통해 국제적 연대를 보여줌으로써 러시아에 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최종적으로 평화 공식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57개국만이 정상급 인사를 회의에 파견한 반면에 러시아와 신흥 개발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은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참석을 거부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은 고위 관리와 대사만 파견하는데 그쳤다.
더구나 참가국 중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신흥 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 소속 10여개국이 공동선언문에 서명하지 않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해결을 위한 국제적 규모의 첫 회의라는 의미가 퇴색했을 뿐만 아니라 서방국과 신흥 경제국간 온도차만 부각됐다.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네시아, 태국, 리비아, 바레인, 그리고 스위스와 교황청 등이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았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평화를 추구하는 것은 “섬세한 보살핌이 필요한 작은 식물을 키우는 것과 같다”며 평화가 결실을 맺을 때까지 장기적인 노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번 평화회의의 가장 큰 한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정의에 기초한 평화’라는 주장을 받아들일 의사가 전혀 없었고 분쟁 당사자면서 참여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이번 회의를 겨냥해 지난 14일 우크라이나군이 일방적으로 병합한 4개 주에서 철수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포기한다면 평화를 수용하겠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튀르키예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각 국 인사들은 “실질적인 성과를 원한다면 러시아를 회담에 초청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열린 첫 평화 회담 이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게 모든 영토에서 철수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며, 러시아는 군대가 점령한 영토에 대한 통치를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공동 주최국인 스위스는 후속 회의가 열릴 것을 기대하고 있고 특히 이번 행사를 잇는 회의에 러시아의 참여도 열려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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