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루비오 국무ㆍ마이크 왈츠 안보보좌관
中ㆍ北ㆍ이란 강경...우크라 현상 유지 종전론
미국 국익 우선 비개입주의 외교 노선
[서울=뉴스프리존]이정우 기자=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대중국·북한 강경파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53)과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플로리다·50)이 각각 국무부 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을 것으로 보도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각) 트럼프 당선인이 루비오 상원의원을 미국의 외교 사령탑인 국무부 장관에 발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이란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 강경 매파 목소리를 내온 루비오 의원은 2016년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와 경쟁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고려하기도 했다.
그가 국무장관에 공식 임명되면 쿠바계 이민자의 아들로서 첫 라틴계 국무부 장관이 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옹호하는 등 동맹을 중시하는 스타일이지만, 2016년 경선 당시 후보를 사퇴하고 트럼프 지지로 돌아서며 트럼프의 비개입주의 외교노선과 유사한 성향을 보이고 있다.
그는 트럼프 2기 정부의 최대 안보 현안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지난 9월 <NBC>와 인터뷰에서 "나는 러시아 편은 아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 협상을 통한 합의가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 점령당한 영토 일부를 양보하더라도 협상을 통해 전쟁을 끝내는 게 궁극적으로 이득이라는 취지다.

그는 상원에서 '40대 젊은 피'로 주목받았고, 2013년 미 주간 <타임>은 그를 표지에 실으며 '공화당 구세주'로 묘사하기도 했다. 젊은 나이와 대중 연설 능력 등을 이유로 '공화당의 오바마'로 불리기도 했다.
현재 상원 정보위 부위원장이며 외교위 소속인 그는 상원에서 대중국 압박·견제 조치를 주도하면서 대중국 매파라는 평가를 얻었다.
영국 통신 <로이터>는 루비오 의원이 올해 미국의 제재를 받는 중국 화웨이가 인텔 AI칩이 포함된 새 노트북을 출시하자 바이든 정부에 화웨이에 대한 모든 판매를 차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에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장에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를 1년간 유예한 것을 문제 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2014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던 그는 오바마 정부에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 북한 인권 문제 해결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대통령이 직접 지명하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그린베레' 참전용사 출신인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을 내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왈츠 하원의원은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북한에 더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주장해왔다. 또 미국이 중국에 맞서 대만 등 아시아의 동맹을 방어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주장하며, 아시아의 동맹도 대만 방어를 위해 미국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6월20일 <CNN> '뉴스 센트럴'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북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무기)의 선적을 차단할 수 있다"고 답했다.
왈츠 의원은 지난 6월18일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에 대해 "러시아는 북한이 70년간 비축해온 사실상 무한한 량의 포탄, 탄도미사일과 탄약을 가질 것"이라며 "북한은 전 세계를 위협하는 데 쓸 수 있는 탄도미사일, 핵무기, 우주 프로그램을 위한 첨단기술을 갖게 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것은 위험하고 사악한 동맹(unholy evil alliance)인데, 바이든 행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행정부가 포탄 수천발의 선적을 차단하고 있느냐? 대북 제재를 유지하고 북한을 봉쇄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를 구축하고 있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또 10월28일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애틀랜틱카운슬’ 대담에서 "우리는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이 포탄 산더미뿐만 아니라 병력 수천명을 제공하는 것을 보고 있고, 이제 한국은 자신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숙고하고 있다. 우리가 자유를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존경하고 믿지만,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세계적인 대리전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도록 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담에서 왈츠 의원은 미국이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맞서 선박 건조 역량을 강화하려면 단기적으로는 한국, 일본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선박 건조 전문성과 중국 밖에서 대규모로 건조할 능력은 일본과 한국에 있다"며 "그들이 우리와 의미 있는 방식으로 협력하게 하는 것 외에는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단기적으로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왈츠 의원은 지난 10월 발간한 저서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그린베레처럼 생각하고 이끌자>에서 미국의 대만 정책과 관련해 중국이 대만을 장악하면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로 가는 해상 무역로와 최첨단 반도체의 90%를 통제하게 돼 미국이 경제적으로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불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4월 초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이 이끄는 여야 의원단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왈츠 의원은 비무장지대(DMZ)에서 "난 김정은이 대만 해협 분쟁을 기회로 보고 자기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려고 하는 상황을 우려한다. 그것은 세계에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상대로 "단결된 전선"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면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들이 중국이 "민주주의인 대만을 침공하면 모두가 시진핑에 저항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CNN>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 몸담았던 스테판 밀러 전 선임보좌관이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내정됐다고 보도됐다. 밀러 전 선임보좌관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공약을 입안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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