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과 통화 “우크라 전쟁 확대 말라”

[서울=뉴스프리존]임형섭 객원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 보도했다.

신문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은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가진 푸틴과의 통화에서 유럽에 있는 상당한 미군의 존재를 상기시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상황과 “유럽 대륙의 평화 목표”에 대해 논의했으며 트럼프 당선인은 전쟁의 조속한 해결을 논의하기 위한 후속 대화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여러 관계자들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트럼프와 푸틴의 통화에 대해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으며 나중에 이를 지지하거나 반대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 인사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외교 해결을 위해 푸틴 대통령과 대화할 것으로 오래전부터 예측했다고 WP는 보도했다.

트럼프와 푸틴의 통화 이후 로이터 통신 등의 확인 요청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의 홍보 책임자인 스티븐 청은 “우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세계 지도자들간의 비공개 전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지난 8일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전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일 발다이 토론 클럽 본회의 연설에서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것을 축하하며 트럼프에게 전화를 거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을 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취임후 24시간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했으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9월말 유세 때 러시아의 침공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조금 포기했어야 했다. 최악의 협상도 지금보다 나았을 것”이라고 말해 종전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포기할 것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의 종전 계획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면서 신속한 종식에는 우크라이나의 큰 양보가 수반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3일 백악관으로 트럼프 당선인을 초대해 유럽과 아시아, 중동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할 것이라고 백악관 안보 보좌관인 제이크 설리반이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키이우를 버리지 말라고 촉구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설리번은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tion)' 프로그램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70일동안 의회와 차기 행정부에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떠나서는 안되며 우크라이나를 떠나면 유럽이 더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점을 주장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가 끝난 후에도 우크라이나에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차기 국무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공화당 상원의원 빌 해거티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자금지원을 비판했다. 그는 “미국 국민은 다른 나라의 주권을 보호하는데 자금과 자원을 사용하기 전에 여기 미국에서 주권을 보호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 의회는 바이든 시절에 우크라이나에 1740억 달러 이상을 책정했으나 트럼프 정부에선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면서 지원 속도가 확실히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지금 의석수 집계가 진행중인 하원에서도 공화당이 과반이상을 차지하면 트럼프의 의제 대부분이 의회를 통과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평화회담을 포함한 새 종전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이 확전하지 말 것을 당부했는데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주말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을 주고 받았다.

BBC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난 밤(9일밤) 러시아는 샤헤드와 다른 공격용 드론 등 145대의 드론을 우크라이나로 출격시켰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내 6개 지역에서 84대의 우크라이나 드론을 격추했으며 이 중 34대는 모스크바를 겨냥한 것으로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공격시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