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본토 공격 ATACMS 지대지 미사일 허용
바이든, 러시아 북한군 투입에 대응한 정책 전환
러시아 "3차대전 시작 향한 매우 큰 발걸음"
트럼프 아들 "아버지가 평화 만들기 전 3차대전"

[서울=뉴스프리존]이정우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공격 시 미국이 지원한 육군전술유도탄체계(ATACMS·에이태큼스)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사용을 허용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군이 2021년 12월14일 미국 뉴멕시코 화이트샌즈 미사일 시험장에서 에이태큼스를 시험 발사하고 있다. (사진=미 국방부 제공 연합뉴스)
미군이 2021년 12월14일 미국 뉴멕시코 화이트샌즈 미사일 시험장에서 에이태큼스를 시험 발사하고 있다. (사진=미 국방부 제공 연합뉴스)

이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정책을 바꿔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약 300km인 에이태큼스 미사일의 러시아 내부 표적 공격을 위한 사용을 허가했다.

<NYT>는 복수의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해당 미사일이 초기에는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있는 우크라이나 병력을 방어하기 위해 러시아군과 북한군을 상대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ATACMS 사용을 허가한 이유는 러시아가 전쟁에 북한군을 투입한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에이태큼스가 전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이번 정책 전환의 목표 중 하나는 북한에 '북한군이 취약하며, 병력을 더 보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북한이 러시아에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공급할 계획이라는 점을 파악한 뒤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큼스 수백 발을 지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9월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UPI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9월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UPI 연합뉴스)

당시에는 에이태큼스를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를 비롯한 우크라이나의 주권 영토에서만 사용한다는 제약을 부과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에 있는 군사 시설 등을 공격하게 해달라고 거듭 요청해왔다.

확전을 우려해 이를 허용하지 않았던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지난 5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공세 뒤 미국이 지원한 무기에 대한 제약을 완화하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르키우 방어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사거리 약 50마일(약 80km)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으로 국경 바로 너머에 있는 러시아군을 공격하는 것을 허가했다.

이번에 미국이 에이태큼스 사용을 허용함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사거리 약 155마일(약 250km)인 스톰섀도와 스칼프(SCALP) 미사일을 각각 지원한 영국과 프랑스도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방송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물려받을 전쟁의 위험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가 손에 넣을 수 있는 에이태큼스의 공급량이 제한적인 데다가, 우크라이나가 사거리 300㎞인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깊숙한 곳까지 타격할 수 있다고 해도 전장에 하룻밤 새 변화가 생길 것이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또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자국산의 값싼 드론만으로도 러시아 내부에 깊이 침투할 수 있었다. 

러시아 군이 11월13일(현지시각)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접경지의 우크라이나 지역을 향해 다연발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러시아 국방부 제공 영상 갈무리 연합뉴스)
러시아 군이 11월13일(현지시각)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접경지의 우크라이나 지역을 향해 다연발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러시아 국방부 제공 영상 갈무리 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 본토 공격을 위해 정밀 미사일 사용을 허용한 것에 대해 러시아는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당장 17일(현지시각) <로이터>와 <타스>(TASS) 등 외신은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국제문제위원회 부위원장인 블라디미르 자바로프가 에이태큼스 허용과 관련해 "3차 세계대전 시작을 향한 매우 큰 발걸음"이라고 반발하고, “러시아는 즉각 대응할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영토 타격을 허용한다면 "러시아와 전쟁 중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두 달 앞두고 나왔다.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그는 자신이 하루 만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거듭 말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에 트럼프 당선인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그의 맏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엑스(X·옛 트위터)에 "군산복합체는 아버지가 평화를 만들고 생명을 구할 기회를 갖기 전에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싶어 하는 듯하다"며 "수조 달러를 쏟아부어야 한다. 멍청이들"이라고 비판했다. 

<로이터> 통신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공격은 말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런 일은 발표되는 것이 아니다. 미사일은 스스로 말할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사용이 허가된 미국산 무기로 곧 행동에 나서겠다는 결의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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