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조직개편 공약 따라 구조 변화 예상
김병욱·김은경·홍성국·도규상·원승연 하마평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년의 강경한 행보를 마치고 업계와 임직원에 사과와 당부를 전했다. 차기 금감원장으로 이재명 정부 인사 중에서 누가 임명될지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당분간 이세훈 수석부원장 체제로 운영된다. 이 원장의 임기는 6일까지이나 휴일이므로 이날 퇴임했다.
차관급인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금융위원장과 달리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돼 위원장보다 먼저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이 세운 경제부처 조직개편 공약에 따르면 금융위의 금융정책 총괄 기능과 금융공기업은 재정경제부로 넘어가고, 건전성 등 금융감독 관련 법령과 금융기관 설립·합병·전환·인허가를 담당하는 금융감독위원회가 신설, 금융소비자보호원이 분리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재명 정부의 차기 금감원장 하마평에는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인 김병욱 전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정무수석으로 임명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문재인 정부 시절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지낸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도 거론되고 있다. 만약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이 분리·신설되면 김 교수가 초대 원장을 맡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래에셋대우 사장을 지낸 ‘증권맨’ 출신 홍성국 전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다. 21대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로 일했으며 현재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해 당내 경제브레인으로 평가 받는다.
도규상 전 부위원장,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또한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다.
도 전 부위원장은 지난 4월 이 대통령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에 합류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과 금융위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금융위원장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원 교수는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을 거치며 금융권 상대로 ‘저승사자’ 역할을 한 바 있다. 장기신용은행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외환코메르츠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 신한BNP파리바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 등도 지냈다.
한편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다양한 금융 이슈를 대함에 있어 저의 경직된 태도, 원칙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부담과 불편을 느끼셨을 여러 유관기관, 금융회사나 기업의 관계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임직원들과 후임 금감원장에게 △금융개혁을 통한 성장동력과 생산성 확보 △디지털 전환 △공유와 협업 △업무의 방식, 범위의 확장 △시장 및 언론과의 적극적인 소통 등 5가지를 당부했다.
이어 “금융이 ‘심리’라면 금융감독은 ‘메시지’”라며 “명료한 메시지 전달을 통해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우리의 중대한 역할이므로 시장과의 소통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향후 거취에 대해 금융 관련 연구를 하고 싶다는 뜻과 함께 변호사 개업 의사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제금융 이슈를 집중적으로 보다 보니 감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현안 위주로 보니 시야가 좁아진 거 아닌가 싶다. 해외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한동안 연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변호사는 몇 년 전에 개업신고 해둬서 절차적으로 재개업 신고만 하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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