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찬성하는 이유, "정치민주화,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듯이 언론민주화도 필요하다"
더민주·열린민주 모두 언론개혁 속도전, 특히 최강욱 대표 안은 '조선일보'같은 곳엔 수십억 손배소송도 가능
언론의 자유는 얻었지만 세계 꼴찌 수준의 바닥 기는 '신뢰도', "언론사주와 광고주로부터의 표현의 자유 갈망할 떄"
"징벌적 손해배상법은 피해가 큰 18개 업종에서 이미 시행중, 여기에 언론업종도 19번째로 포함시키자는 것"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정치권력으로부터 언론의 자유는 획득되었다. 정권을 비판한다고 박정희 전두환 때처럼 잡혀가거나 사전검열을 당하지도 않는다. 정치는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는다. 그러나 언론은 선출되지도 심판받지도 않는 권력이 되었다. 견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었고 정치집단화 되었다. 가히 언론당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언론이 조자룡의 칼처럼 휘두르는 무기는 표현의 자유다. 정치권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넘치고 넘친다. 아니 과잉의 홍수다. 횡포의 자유다.
그러나 진정 대한민국의 언론은 사주로부터의 표현의 자유를 얻었는가? 언론은 과연 금권(광고주)으로부터 자유로운가? 대한민국의 언론은 이제 사주와 광고주부터의 표현의 자유를 갈망할 때가 되었다. 진정 용기있는 언론인이라면 과거 동아투위 선배들의 독재정권과의 투쟁을 계승해 사주와 금권으로부터의 독립투쟁을 시도하시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10일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열린민주당이 검찰개혁과 사법개혁만큼이나 중요한 과제인 언론개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언론과 포털 등을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에 포함키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9일 오전 미디어·언론 상생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가짜뉴스 근절을 위해 도입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에 기존 언론과 포털 등을 포함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TF단장인 노웅래 의원은 “징벌적 손해배상제 대상에는 기존 언론과 유튜브, SNS, 1인 미디어를 다 포함한다”며 “포털(사이트)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는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TF는 유튜버 등 인터넷 이용자가 고의성 있는 거짓·불법 정보로 명예훼손 등의 피해를 입힌 경우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윤영찬 의원 발의) 등을 2월 임시국회 처리 법안으로 선정했다.
이밖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정정보도를 할 경우 최초 보도 대비 최소 2분의 1크기로 시간과 분량을 할애해 보도할 것(김영호 의원안) ▲댓글 기능 중단을 가짜뉴스 피해자가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양기대 의원안) ▲언론조정단계에서 열람차단 청구권을 부여할 것(신현영 의원안) ▲ 언론중재위원을 늘리는 것(김영주 의원안) ▲출판물·명예훼손 규정에 방송도 포함하는 것(이원욱 의원안) 등 6개 언론 개혁 법안을 2월 임시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열린민주당은 이보다 더 강한 법안을 발의했다. 최강욱 대표가 대표발의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보면, 오보방지를 위해 정정보도가 원보도의 규모와 질에 비례해 개제되도록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특히 언론사가 비방할 목적으로 거짓·왜곡 보도를 하는 경우 그로 인해 취득한 유‧무형의 이익에 상응하는 징벌적 배상액을 부과토록 했다. 배상액 산정시 언론사가 실제로 취득한 이득을 연간 매출액 기준으로 산정했다.
그럴 경우 <조선일보>와 같은 수구족벌언론에 소송이 제기됐을 경우, 수십억원까지 배상액이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요즘 유행하는 단어로 '금융치료'만이 언론사의 무분별한 '가짜뉴스' 살포를 제지할 수 있다는 판단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대다수 언론들과 국민의힘 들 야당에선 노골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들의 격렬한 반대와 달리 시민여론은 언론사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우호적이다. 10일 <오마이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징벌적 손해배상제 언론 적용 찬반을 조사한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이 61.8%(매우 찬성 40.6%, 찬성하는 편 21.2%)로, '반대한다'는 응답 29.4%(매우 반대 12.5%, 반대하는 편 16.9%)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절대 다수가 찬성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86.6%가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반대로 국민의힘 지지층은 찬성 42.0%, 반대 50.6%로 반대가 높다.
왜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찬성여론이 높을 수밖에 없나면, 언론의 신뢰가 시민들로부터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매년 발표하는 주요 국가들의 뉴스 신뢰도 순위를 보면, 한국은 40개국 중 40위로 4년 연속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언론자유지수(국경없는 기자회 발표)는 '이명박근혜' 정권 때에 비해 20계단 이상 올라갔으나 신뢰도는 계속 바닥을 기고 있는 것이다.
언론개혁에 적극 찬성 입장을 밝히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언론의 자유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른 언론 횡포의 자유를 이제 거둬들일 때"라며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찬성입장을 밝혔다. 정 의원은 지난해 언론사의 가짜뉴스로 인한 실제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언론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제목의 글에서 "1987년 직선제 개헌으로 절차적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그 넓어진 정치적 공간에서 언론의 자유도 쟁취됐다"면서도 "언론의 자유는 얻었으나 언론의 민주화는 요원하다"고 꼬집었다.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 때는 정권이 아예 언론사의 편집국장 노릇을 했다. 각 언론사에 매일 '보도지침'을 하달, '이건 이런 식으로 보도하고, 몇 단 자리로 내라' '이건 보도하지 마라'고 지시했다. 이들 군사독재정권은 자신들 눈에 거슬리는 기자들을 밖으로 내쫓는 일도 매우 흔했고, 정보기관으로 끌고 가 무지막지한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정부 들어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정 의원은 "정치는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으나, 언론은 선출되지도 심판받지도 않는 권력이 됐다"며 "견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었고 정치집단화 되었다. 가히 언론당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최근 윤석열 총장이 이끄는 '검찰당'도 있듯, 이들 언론들도 역시 정치집단화된 셈이다.
실제 시민들의 '투표'로 인해 선출되는 국회의원들이나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경우엔 정당의 공천심사 과정에서, 또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검증이라도 받는다. 이들 대부분은 향후 또 당선되는 것이 목적이기에 최소한 시민들 눈치라도 보고 처신한다. 그런데 <조선일보>와 같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 즉 부모 잘 만나서 대물림으로 행사하고 있는 권력들은 어떠한 견제도 받지 않고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으며, 사실상 '치외법권' 안에 있지 않던가?
그는 이에 대해 "언론이 조자룡의 칼처럼 휘두르는 무기는 표현의 자유다. 정치권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넘치고 넘친다. 과잉의 홍수이며 횡포의 자유"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진정 대한민국의 언론은 사주로부터의 표현의 자유를 얻었는가? 언론은 과연 금권(광고주)으로부터 자유로운가?"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언론 종사자들을 향해 "이제 사주와 광고주로부터의 표현의 자유를 갈망할 때가 됐다"며 "진정 용기있는 언론인이라면, 과거 동아투위 선배들의 독재정권과의 투쟁을 계승해 사주와 금권으로부터의 독립투쟁을 시도하라"고 요청했다.
그는 언론이 끼치는 상처는 칼로 찌른 상처보다 클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4년 있었던 '만두소 파동'(쓰레기 만두 파동)을 짚었다. 당시 모든 언론들이 "만두 제조 업체들이 불량 무말랭이를 이용한 쓰레기 만두를 만들었다"는 경찰의 발표를 그대로 보도했고, 시민들의 만두 소비량은 급감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업체들에 타격이 갔으며, 한 만두업체 사장은 서울 반포대교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그로부터 수년 뒤에야 "경찰의 수사가 잘못됐으며 상당수의 기업들이 불량 무말랭이를 쓴 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이미 회사가 부도나고 피해 업체들에 대한 피해보상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물론 언론도 사과하지 않았고 책임도 지는 언론이 없었다. 정청래 의원은 이를 언급하며 "언론에 의한 피해는 정치인만 입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힘없고 빽없는 국민들은 당하고도 하소연 하지도 못한다"라고 했다.
그는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법은 가짜뉴스, 허위보도만을 처벌의 대상으로 삼는다. 징벌적 손해배상법은 피해가 큰 18개 업종에서 이미 시행중이다. 여기에 언론업종도 19번째로 포함시키자는 것"이라고 법안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징벌적 손해배상은 가짜뉴스의 도둑질, 허위보도의 깡패질에 선량한 국민을 보호하는 언론의 횡포를 막는 파출소 역할"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언론인들을 향해서도 "자성해야 한다"며 "국민 절대 대다수가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찬성하고 있지 않은가"라며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그는 끝으로 "언론의 자유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른 언론 횡포의 자유를 이제 거둬들일 때다. 미몽에서 깨어나라"며 "정치권력도 행정권력도 사법권력도 국민위에 군림할 수 없듯이 언론권력도 국민위에 군림할 수 없다. 정치민주화,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듯이 언론의 민주화도 필요하다. 군림하는 자 곧 망하리라"고 언론들에 한 마디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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