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매법인 CEO "2일 이후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
트럼프, 2일 상호관세발표·3일 0시 자동차 관세 발효
상호관세와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합산 부가 유력
인플레 자극...美 소비자심리지수 2년 4개월 만 최저

현대차가 3일 0시1분(현지시각)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25% 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국 판매 딜러들에게 차 가격 인상 가능성을 고지하며 관세 대응에 나섰다.
이번 주 전 세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쓰나미’를 마주하게 된다. 4월2일(현지시각) 세계 거의 모든 국가를 상대로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장벽 등을 고려한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상호관세의 디테일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1일 밤 내지 2일 보게 될 것”이라 밝혔다.
31일(현지시각)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에 따르면, 랜디 파커 미국판매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현지 딜러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현재의 차 가격은 보장되지 않으며, 4월2일 이후 도매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커 CEO는 "관세는 쉽지 않다"고 밝혀, 이번 가격 변경 검토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따른 것임을 시사했다.
또 파커 CEO는 "우리가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의 수입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는 미국 투자에 확실히 발을 내디뎠다"고 덧붙였다.
파커 CEO의 서신 내용은 영국 통신 <로이터>가 이날 보도해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은 "우리는 새로운 정책의 전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장기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 전략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는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는 공식 성명을 냈다.

자동차 관세가 발효되면 현대차와 기아가 한국을 비롯한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미국으로 들여오는 비용이 크게 오른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대미 수출 규모는 101만5005대로, 이중 현대차가 63만7638대, 기아가 37만7367대였다.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가 겹칠 경우 두 관세율을 합치는 방식으로 부과될 것이 유력시되고 있어 우리 자동차업계는 상호관세 발표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향후 4년간 210억 달러(약 31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미국 현지 생산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지만, 아직은 미국 현지 생산량보다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량이 더 많은 상황이어서 당분간 관세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은 미국 경제에도 부메랑이 돼 심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관세로 올라간 제조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돼 인플레이션이 더 악화하고 구매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당장 현대차가 미국 내 판매가 인상을 예고하고 나서 소비 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시간대가 지난 28일 발표한 3월 미국 소비자심리지수는 57.0으로 2022년 11월 이후 2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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