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제철소 신설 등 투자 계획 밝혀
상호관세 앞두고 현지화 확대로 돌파 시도
트럼프 "미국 생산 현대차, 관세 필요없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둘째)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둘째)과 함께 대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맨 왼쪽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맨 오른쪽은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사진=REUTERS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둘째)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둘째)과 함께 대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맨 왼쪽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맨 오른쪽은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사진=REUTERS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24일(현지시각)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국내기업으론 처음으로 미국에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한 발표 행사에서 "향후 4년간 (미국 내) 21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신규 투자를 기쁜 마음으로 발표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4년간 집행할 21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의 세부 내역에 대해 자동차 생산 분야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분야 61억 달러,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 63억 달러 등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의 역대 최대 규모인 이번 투자의 핵심은 미국의 철강과 자동차 부품 공급망을 강화할 60억 달러의 투자"라면서 루이지애나주에 신설될 제철소를 강조했다.

정 회장은 현대제철이 수십억달러를 투자해 건립할 루이지애나 제철소가 미국인 1300명을 신규 고용하게 될 것이며, "더 자립적이고 안정적인 미국의 자동차 공급망을 위한 근간" 역할을 할 것이라 소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연간 270만t 생산 규모로 건설될 이 전기로 제철소는 저탄소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될 전기차 등 차량용 철강재를 제조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분야별 대미 투자계획. (표=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의 분야별 대미 투자계획. (표=현대차그룹 제공)

정회장은 또 자동차 생산 분야와 관련해 "이번 주 조지아주에 80억달러 투자 규모의 새 공장을 열게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공장을 통해 8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덧붙였다. 

26일 준공식을 갖는 미국 내 '3호 공장'인 조지아주 서배너 소재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현재 생산 능력은 연간 30만대 규모다. 이를 50만대로 늘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2004년 가동·36만대), 기아차 조지아공장(2010년 가동·34만대)과 함께 연간 총 120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하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에도 63억달러를 투자해 자율주행, 로봇, 인공지능(AI),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한 미국 유수의 기업과 협력하고,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법인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슈퍼널, 모셔널 등의 사업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올해 말 미국 미시간주에 소형원전모듈(SMR) 착공을 추진한다. 

정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3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구입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 "이 모든 노력은 우리의 미국내 공급망 현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면서 "현대차그룹은 미국 산업의 미래에 더 강력한 파트너가 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현대차그룹 미국내 첨단 제조시설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계획 발표에 앞서 말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셋째부터), 장재훈 현대차 CEO, 성김 전 주한 미국대사, 서강현 현대제철 CEO가 이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계획 발표에 앞서 말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셋째부터), 장재훈 현대차 CEO, 성김 전 주한 미국대사, 서강현 현대제철 CEO가 이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앞서 단상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가 곧 매년 100만대 이상의 미국산 자동차를 생산할 예정"이라며 "이 투자는 관세가 매우 강력하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자동차 생산 설비)가 전례없는 수준으로 이 나라로 들어오고 있다"며 "다른 것도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며,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신규 대미 투자계획은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뒤 우리 기업 중 첫 번째로 내놓은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특히 루이지애나주에 신설할 공장에서 생산될 철강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부터 외국산에 대해 25%의 관세를 예외 없이 부과해온 품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 나라의 대미 관세율과 부가세 등 비관세 장벽을 감안해 책정하는 '상호관세'를 4월2일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대미 수출 기업들의 '트럼프 관세' 대응의 물꼬를 터 미 무역 당국의 우호적 분위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 회장은 이날 만남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트럼프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처음 만난 국내 경제인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국내 경제인들이 취임식에 초청되긴 했지만, 공개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정 회장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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