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護國報勳)의 달인 6월이다.

지난 주말 필자는 경기도 안성시에서 복싱체육관을 경영하는 김명곤 관장을 취재하기 위해 장정구 챔프와 동행 취재를 했다.

경기도 안성시(일죽면)는 지금은 고인(故人)이 되신 전(前) 88 프로모션 심영자 회장의 별장이 있었던 곳이다. 그런 인연으로 과거엔 빈번하게 왕림 한 고장이 바로 안성이다.

인근에는 신라 선덕 여왕 때 창건한 칠장사란 절이 있었다. 칠장사는 육당 최남선 춘원 이광수와 함께 조선의 3대 천재라 불리던 벽초 홍명희가 이곳에서 불후의 명작 대하소설 <임꺽정>을 저술한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KBA국제심판 이태수
KBA국제심판 이태수

이번 주 스포츠 컬 럼의 주인공 김명곤 관장은 1966년 3월 경기도 안성 태생이다. 현재 안성시 이종 격투기연맹 회장을 겸직하고 그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복싱을 배운다.

안성복싱 곽일선(서울공고) 관장은 현역시절 페더급에서 김성은 주총찬 석종구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양지팀 소속의 복서였다.

김명곤은 중2 때 경기도 교육감배(스몰급)를 석권한다. 1982년 김명곤은 전국 신인대회에 출전 (모스키토급) 준결승에 진출한다.

비록 정해명 (장안중)에 접전 끝에 패했지만 값진 동메달을 획득한다, 정해명(경희대) 은 훗날 청소년 대표와 국가대표를 거친 복서였다. 1983년 안성고에 진학한 김명곤은 LF급 으로 출전 최희용 서정수 오광수 박종심 전병성 오영호등 역대급 복서들과 경기를 펼치면서 상비군에 전격 발탁된다.

특히 제1회 서울컵 대회 금메달 오영호(군산대)를 대통령배 준결승전에서 완파한 경기는 압권이었다. 1984년 LA 올림픽 선발전 동메달. 제7회 템머 국제복싱대회 선발전 은메달. 1985년 제66회 전국체전 은메달. 제6회 회장배 전국선수권 금메달. 제15회 대통령배 은메달을 획득한 김명곤은 그는 1986년 수원대학에 특기생으로 진학한다. 

김명곤 관장 윤승호 김미화부부(우측)
김명곤 관장 윤승호 김미화부부(우측)

대학에 진학한 김명곤은 전년도 4월 태국에서 벌어진 제11회 킹스컵대회 결승에서 수팝 보쿠르드(태국)를 판정으로 잡고 우승을 차지한 이범엽(동아대) 과 대학선수권 타이틀을 놓고 일전을 치룬다.

이 경기에서 김명곤은 예상을 뒤업고 2회 RSC승을 거두며 기염을 토한다. 스타탄생의 서곡이었다. 그러나 약관 20살의 김명곤은 1987년 6월 뜻하지 않는 사고로 눈 부상을 당하면서 복싱을 접는다. 48전 42승 (27KO) 6패의 전적을 훈장처럼 남기고...

김명곤 관장과 IF BA급 2체급 챔피언 김단비(우측)
김명곤 관장과 IF BA급 2체급 챔피언 김단비(우측)

대학 졸업 후 1990년 2월 14일 모든 것을 정리하고 고향 안성에서 복싱체육관을 개관 인생 2막을 펼친다. 보증금 1천만을 장만하여 차린 사업체였다.

김 관장은 체육관 관원들에게 복싱의 기본원리를 이해시키면서 세심하게 지도하자 회원들이 인산인해로 몰려들었다.

이곳에서 2009년 10월 조린 블랙셔(미국)에 판정승을 거두고 IFBA(국제여자복싱협회) 미니 플라이급 챔피언에 등극한 김단비를 발탁 조련하여 세계챔피언으로 탄생시키면서 입지가 구축된다.

김단비는 이후 IFBA 라이트 플라이급 타이틀까지 획득 2체급을 석권한다.

이후 박 선수. 김병모(한국체대) 두 청소년대표를 비롯 96회 전국체전 은메달리스트인 김은지. KBA 국제심판 이태수등 정상급 복서들을 쉼 없이 탄생시켰다. 현재 8전 6승 2패 (2KO)를 기록한 KBA 라이트 웰터급 1위 임종빈은 올해 23세로 최고 유망주다.

1990년 2월 소박한 출발을 했던 김명곤은 32년의 세월을 초지일관 매진한 결과 그는 창대한 결실을 창출 한다. 현재 그는 4층짜리 건물 1동에 2채의 APT를 보유한 건물주다. 

박봉열 대보건설 회장 장정구챔프 김명곤관장(우측)
박봉열 대보건설 회장 장정구챔프 김명곤관장(우측)

겸손하면서도 강한 아우라(Aura)를 풍기는 김 관장은 창출된 수익금의 일부를 유니세프를 비롯 4개의 자선단체에 수년간 소리소문없이 기부하고 있는 의로운 독지가(篤志家)다.

현재 그는 ㈜대보종합건설 박봉열 회장의 적극적 후원으로 앞으로 좋은 재목을 발굴해 나갈 것 이라 말했다. 좋은 씨앗을 골라 좋은 비료를 집중해서 뿌리면 좋은 열매가 탄생하듯이 복서들의 성장 과정도 이와 일맥상통하다.

좋은 결과를 얻어 낼 것이라 생각한다.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오찬 할 시간이 되어 인근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서 아내 김미화 여사와 함께 <호미카페>를 운영하는 윤승호 전 성균관대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침 윤 교수는 식당을 며칠 전에 오픈했다는 반가운 소식에 곧바로 난 김 관장 일행과 함께 목적지로 향했다.

이중현 부회장 김명곤관장 최석만회장(우측)
이중현 부회장 김명곤관장 최석만회장(우측)

김 관장도 윤승호 교수와 잘 알고 지내는 관계다. 나와 윤 교수는 2016년 7월 이곳에서 첫 만남 을 가졌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나와 윤 교수와의 인연은 나의 첫 제자인 최요삼의 영혼(靈魂)이 오작교(烏鵲橋) 역할을 했다.

우리 일행은 현장에 도착 오찬을 하였다. 온화하고 차분한 성품의 윤 교수는 내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선배이기도 하다.

2020년 8월 이곳을 방문 윤 교수에게 성균관대 복싱부창단을 정식으로 건의한 지난날이 생각난다.

성균관 대학은 1948년 제14회 런던올림픽에서 복싱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한 한수안 선생의 모교이다. 당시 우승은 알젠틴의 페레스 선수가 차지했고 한수안 선생은 4강에서 반디넬리 (이태리) 에게 판정패 동메달을 획득했다. 

장정구 .챔프 정순현관장 김명곤 관장(우측)
장정구 .챔프 정순현관장 김명곤 관장(우측)

1926년 충북 청원 출신의 한수안 선생은 대학 졸업 후 장교로 입대 한국복싱의 효시(嚆矢)인 해병대팀을 주도적으로 창설한 인물이다. 김명곤 관장은 나와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의 모교인 수원대학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석권한 김기택 선배가 정상적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면 중간에 해체되는 불상사는 없었을 것이라고 회고하며 안타까워했다.

이 말을 접수한 난 원광대학도 이 대학 출신의 신준섭이 상선약수(上善若水) 원칙에 입각 순리대로 교수직을 맡았다면 원광대 복싱팀이 역사의 뒤편으로 담배 연기처럼 사라지는 비극은 없었을 거라고 화답했다. 잠시 후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천안 대광건설 정순현 회장이었다. 

처인구 원삼면에 위치한 식당에서 김미화 윤승호 부부
처인구 원삼면에 위치한 식당에서 김미화 윤승호 부부

곧바로 용인에서 천안으로 행선지를 또 옮겼다. 프로복싱 투타임 동양 챔피언 정순현은 천안시 입장면 출신이다. 입장면은 세계적인 마라토너 이봉주의 고향이다.

필자가 연재하는 스포츠칼럼의 애독자인 이봉주도 중학교 때 천안복싱 체육관 조성근 관장에게 복싱을 수학한 유망주였다, 정순현은 국내 복싱 사상 최초로 3차례 세계 타이틀전을 치 룬 복서였다. 천안은 1995년 3월 용산공고 복싱팀을 접은 필자가 낙향 이 고장에서 체육관을 설립하고 후학들을 양성한 인연이 묻어난 곳이다.

당시 난 천안교도소에서 재소자들에게 복싱을 지도하면서 복싱체육관을 운영했었다. 그때 날 찾아온 복서가 있었다. IBF JR 라이트급 타이틀전에 도전한 최진식이었다. 

체육관에서 김명곤관장 가족
체육관에서 김명곤관장 가족

그가 내게 내뱉은 말은 수년 전 아내가 출산을 해 돈이 없어 워커힐 APT에 거주하는 장정구 챔프를 찾아가 사정 이야기를 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그러자 장 챔프는 즉석에서 30만원 을 줬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짱구(장정구)와 연락이 되면 감사한 마음을 전해달라고 말한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 천안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복서 정순현은 34전 28승(17KO) 6패를 기록한 특급복서다. 

그는 일본 선수와 8차례 맞대결 전부 KO로 장식을 하였고 6패도 전부 타이틀이 걸린 대결에서 석패한 진정한 승부사이자 챔피언이었다. 정순현은 1983년 은퇴와 함께 잠실5단지 아파트를 2천만원에 구입 신혼살림을 시작한다. 그 아파트는 현재 시세가 수십억을 홋가 한다고 한다.

장정구는 복싱으로서 이룰 건 다이룬 한국복싱의 전설을 넘어 한국복싱의 레전드 다. 그러나 정순현 회장은 사각의 링에서 실력만큼 운(運)이 따라주질 못한 불운의 복서였다.

두 사람은 묘한 공통점이 있다. 정순현이 1975년 7월 프로 대뷔전 을 펼칠 때 장정구는 1975년 7월 복싱에 입문했다. 1983년 3월 정순현이 3번째 타이틀전에서 판정패를 당하고 복싱계에서 은퇴를 선언했을 때 1983년 3월 장정구는 세계정상에 올라 복싱 인생의 화려한 서막이 펼쳐졌다.

1986년 WBC LF 급 챔피언 장정구는 1년 1억5천을 벌어들여 스포츠 스타 중 최고액을 달성했을 때 사업가로 변신한 정순현 회장은 1986년 강동구 천호동에 FIN 나이트클럽을 오픈 그해 순수익 1억 5천만 원을 창출 했다. 

장시간에 걸쳐 취재를 마치고 장 챔프와 함께 SRT를 타고 수서역에 도착하자 피로가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날 하루는 고난의 강행군이었지만 매우 보람되고 유익한 하루였다. 끝으로 이번 취재에 동참해주신 모든 분 들게 감사의 말씀 전하면서 이번 주 컬 럼을 마무리한다.

조영섭기자는 복싱 전문기자로 전북 군산 출신으로 1980년 복싱에 입문했다. 

1963년: 군산출생
1983년: 국가대표 상비군
1984년: 용인대 입학
1991년: 학생선수권 최우수지도자상
1998년: 서울시 복싱협회 최우수 지도자상

현재는 문성길 복싱클럽 관장을 맡고 있는 정통복싱인이다.

관련기사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