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직물서 정유·정보통신·반도체·AI까지
IMF·국제금융위기도 '형제 경영'으로 극복
7일 선혜원서 최종건·최종현 추모행사
대외 불확실성, 시나리오 경영으로 대응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 제공)

8일 창립 72주년을 맞은 SK그룹이 창업정신을 기리며 관세·인플레이션·인공지능(AI) ‘삼각파도’ 극복에 나선다.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SK 오너 일가와 경영진은 7일 오전 고 최종건 창업회장 사저인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창업회장과 고 최종현 선대회장을 기리는 '메모리얼 데이' 행사를 비공개로 연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국제금융위기 등 수차례 위기 국면에도 오너 일가의 '형제 경영'과 '딥체인지'라 불리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이를 극복해왔다.

최태원 회장은 창립 72년을 맞은 올해 우리 경제가 마주한 위기를 ▲미국발 관세전쟁 ▲관세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AI 등을 '삼각파도'로 정의하며 이에 대한 대비를 강조했다.

SK는 정유사업과 반도체 부문의 수출 비중이 높고 배터리와 바이오 등 미래성장 사업도 해외 시장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대외 불확실성 대비를 위한 시나리오 경영에 나서고 있다.

또 데이터센터(DC), 거대언어모델(LLM) 등에 역량을 집중하며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빅테크 리더들을 만나 AI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등 선제적인 리밸런싱도 진행하고 있다.

고 최종건 SK 창업회장이 1969년 수원 선경직물 폴리에스터 원사 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 제공)
고 최종건 SK 창업회장이 1969년 수원 선경직물 폴리에스터 원사 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 제공)

SK를 창업한 최종건 창업회장은 1953년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을 창립해 국내 첫 직물 수출 기록을 쓴 데 이어 아세테이트·폴리에스테르 공장을 세웠다. 1973년에 워커힐 호텔 인수 등으로 사세를 넓혀 선경직물을 기업집단 '선경그룹'으로 키웠다.

1973년 최 창업회장이 별세하자 친동생인 최종현 선대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1980년 정재계의 예상을 뒤엎고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 인수에 성공해 SK는 2번째 전환기를 맞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인사들과 오랜 교분을 지닌 최 선대회장은 1970년대 석유파동 당시 국내에 안정적인 원유 수급을 이뤄내고 중동 오일머니를 투자 유치했다.

최 선대회장은 차기 주력사업으로 정보통신을 낙점하고 1984년 미국 주재 미주경영기획실에 '텔레커뮤니케이션팀'을 만든 데 이어 1991년 '대한텔레콤'을 설립했다.

대한텔레콤은 이듬해 정부의 제2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 공모해 사업권을 획득했지만, 일각에서 '특혜설'을 제기하자 최 선대회장은 "특혜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사업할 수는 없다"며 사업권을 자진 반납했다.

선경은 2년 뒤 정부의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민영화 공개 입찰에 참여해 4370억원으로 지분 23%를 사들여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했다.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1991년 6월 유공 울산콤플렉스(CLX)를 방문해 관계자의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SK 제공)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1991년 6월 유공 울산콤플렉스(CLX)를 방문해 관계자의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SK 제공)

최 선대회장은 "선경을 21세기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키워내야 한다"며 1998년 그룹 이름을 'SK'로 바꾸고 새 도약을 선언했다. 하지만 그는 그해 타계해 맏아들 최태원 회장이 오너 일가의 지지를 받아 SK 수장에 추대됐다.

최태원 회장은 2011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를 3조3747억원에 인수해 SK그룹의 4번째 혁신을 이끌었다. 메모리 반도체 불황기였던 당시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최 회장은 2012년 SK하이닉스를 출범시켰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의 지원을 받아 해마다 연구개발(R&D)에만 조 단위 금액을 쏟아부었다. 최근 10년 넘게 독자개발해온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부품으로 떠오르며 고사양 반도체 시장을 앞서 이끌고 있다.

2023년 말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그룹 최고 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선임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친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사업 전반을 이끄는 등 '형제 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최 회장은 2018년 11월에 자신의 SK㈜ 지분 중 4.68%를 친족들에 증여하기도 했다.

SK는 최근 최종현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 등을 담은 이른바 '선경실록'을 발굴해 디지털로 복원해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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