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AI 주역 하정우·배경훈에 'AI 혁신' 구윤철
과기정통부, 'K-AI' 컨소시엄 모집...전 국민 AI로

AI의 도움을 받아 일하고 있는 모습. (그래픽=연합뉴스)
AI의 도움을 받아 일하고 있는 모습. (그래픽=연합뉴스)

[편집자 주] 컴퓨터가 디지털 세상을 열며 우리 삶을 바꿔놓은 것처럼 AI를 빼놓고는 기술 발전을 말할 수 없는 시대다. 구글·MS가 독점한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우리 플랫폼을 지켜내고 있듯, 글로벌 AI가 지배하는 시장에서 우리 언어와 문화·기술로 특화한 ‘소버린 AI’가 일정 공간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버린 AI 모델 개발과 활용 또 이를 둘러싸고 구축될 소버린 AI 생태계에 대한 정보와 논란을 향후 지속적으로 살펴본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공약한 ‘인공지능(AI) 3대 강국 진입’을 취임 뒤 실현하기 위해 인사와 정책을 펼치며 ‘소버린(Sovereign) AI’가 우리 사회 화두로 떠올랐다. 

‘주권이 있는’, ‘자주적인’이란 뜻의 영어 단어 ‘소버린’이 포함된 ‘소버린 AI’를 국립국어원은 ‘자국 인공 지능’이란 우리말로 다듬었다고 밝혔다. 특정 주권 국가나 기업이 자력으로 구축해 운용하는 인공지능 체계를 일컫는 것으로, 정보와 기술의 종속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인공지능의 독립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이전에 소버린 AI란 표현은, 우리말에 특화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나 LG AI연구원의 ‘엑사원’처럼 특정 AI 모델을 지칭하는 것으로 좁게 해석되기도 했다. 

하지만 AI의 활용이 전 산업과 국민 생활 전반으로 확장될 정도로 기술 발전이 급속화하면서 이 표현은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 외에도 언어·이미지·영상·음성 등을 동시에 처리하고 생성하는 거대멀티모달모델(LMM), 생성을 넘어 직접 실행까지 할 수 있는 거대행동모델(LAM) 등의 범용 모델로 확대해 사용된다. 또 제조업 영역이나 의료·바이오 영역에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글로벌 적용이 가능한 AI들로 범위는 넓혀지고 수준은 높아져 사용된다.

또 단지 AI 모델에 국한하지 않고 AI 컴퓨팅, 데이터, 데이터센터, 전용 메모리 등 공급망까지 아우르는 ‘소버린 AI 생태계’ 전반을 일컫는 표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 뒤 AI 제품·서비스 시연을 참관하며 박수치고 있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앞줄 맨 왼쪽)도 함께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 뒤 AI 제품·서비스 시연을 참관하며 박수치고 있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앞줄 맨 왼쪽)도 함께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먼저 소버린 AI를 지향한 새 정부 인사를 살펴보면 지난 15일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된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 첫 손에 꼽힌다. 그는 글로벌 빅테크가 선점한 AI 시장에서 한국만의 AI 모델·인재 등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소버린 AI 주창자다. 하이퍼클로바X 개발에도 기여했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엑사원 3.5’를 개발한 소버린 AI 주역이다. 엑사원 3.5는 지난 4월 미국 스탠퍼드대가 발표한 'AI 인덱스 보고서 2025'에 주목할 만한 글로벌 AI로 한국 모델 중 유일하게 포함됐다. 그는 중국이 지난 2월 ‘가성비 AI 모델’ 딥시크를 공개하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리자, 엑사원 3.5 32B 모델 개발에도 70억원이 들었다며 우리나라의 AI 기술력이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경제 사령탑으로 29일 지명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주로 예산·재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경제 관료다. 하지만 이번 대선을 앞두고 ‘AI 코리아’라는 AI 혁신에 초점을 맞춘 정책 제안서를 펴낼 정도로 한국산 AI 개발과 활용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소버린 AI가 실제 정책으로 드러난 첫 사례는 과기정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K-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이다. 7월21일까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국내 AI 기업 컨소시엄을 모집하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 추진한 '월드 베스트 거대언어모델'(WBL) 프로젝트를 보다 구체화·정교화해서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AI를 그래픽으로 형상화한 모습. (그래픽=연합뉴스)
AI를 그래픽으로 형상화한 모습. (그래픽=연합뉴스)

글로벌 수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 오픈소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그래픽처리장치(GPU), 데이터셋 등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수요에 따라 지원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을 이뤄 참가한 AI 기업들 중 최초 5개 팀을 선정해 LLM, LMM, LAM 등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컨소시엄이 만들어낸 AI 모델을 평가해 지원 대상을 추리고, 6개월 이내 출시된 글로벌 '프런티어 AI 모델' 대비 95% 이상의 성능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런티어 모델은 챗GPT의 최신 모델이나 메타의 라마4 정도의 수준으로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선발된 AI 모델은 'K-AI 모델', 개발사는 'K-AI 기업' 등의 명칭을 쓸 수 있게 된다. 소버린 AI로 공인받는 것이다.

과기정통부가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 역삼에서 연 K-AI 사업설명회에는 AI 기업·기관 등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현재 LG AI연구원·네이버·업스테이지·NC AI·이스트소프트·코난테크놀로지·트웰브랩스 등 자체 AI 모델을 확보한 기업들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오픈소스 공개로 개발 기술 공유와 함께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로 ‘모두의 AI’란 새 정부 정책 목표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대국민 AI 접근권 지원' 노력도 선정 평가 요소에 반영한다. 

선정된 컨소시엄과는 8월 중 GPU·데이터·인재 등 분야별 협약을 맺고 과제 수행에 들어간 뒤 6개월 단위로 평가해 계속 지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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