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통과 10개 팀 대상 이틀 간 발표평가
네이버·LG·SKT·KT 포함...이르면 1일 발표

(그래픽=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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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컴퓨터가 디지털 세상을 열며 우리 삶을 바꿔놓은 것처럼 AI를 빼놓고는 기술 발전을 말할 수 없는 시대다. 구글·MS가 독점한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우리 플랫폼을 지켜내고 있듯, 글로벌 AI가 지배하는 시장에서 우리 언어와 문화·기술로 특화한 ‘소버린 AI’가 일정 공간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버린 AI 모델 개발과 활용 또 이를 둘러싸고 구축될 소버린 AI 생태계에 대한 정보와 논란을 향후 지속적으로 살펴본다.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인공지능(AI)’을 목표로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사업에 참가해 서면평가를 통과한 10개 지원팀 중 5개 ’정예팀‘을 골라내는 평가가 시작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부터 이틀 동안 10개 팀을 대상으로 AI 모델 개발 과정 및 역량에 대한 영상 자료 분석과 현장 발표 및 질의응답 내용 등을 비공개로 평가한다.

평가 대상 10개 팀은 네이버클라우드,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 카카오,  KT, 코난테크놀로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꾸린 컨소시엄이다. 이 순서는 컨소시엄 주관사 이름의 가나다 순이다.

네이버클라우드가 꾸린 컨소시엄에는 실리콘밸리 소재 영상 멀티모달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를 비롯해 서울대, 포항공대, 고려대, 한양대, KAIST 등 국내 주요 대학 연구기관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웰브랩스는 지난 4월 한국 AI 모델 최초이자 영상 모델 최초로 아마존 베드록(Bedrock)에 자사 멀티모달 AI 모델 마렝고(Marengo)와 페가수스(Pegasus)를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베드록은 대규모 AI 모델을 쉽게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학습과 추론 등을 유료로 제공하는 아마존 플랫폼이다. 

독자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파클로바X 개발 뒤 이를 계속 진화시키며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네이버클라우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AI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사업 영역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유일의 'AI 풀스택'(AI 개발 전 과정을 포괄한 기술 역량) 기업으로서 역량을 본격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AI 분석 기관 '아티피셜 어낼리시스'가 29일(현지시각) 발표한 AI 지능 지수 순위. LG AI연구원의 '엑사원 4.0'이 64점을 획득해 공동 10위에 올랐다. (그래픽=아티피셜 어낼리시스 제공)
글로벌 AI 분석 기관 '아티피셜 어낼리시스'가 29일(현지시각) 발표한 AI 지능 지수 순위. LG AI연구원의 '엑사원 4.0'이 64점을 획득해 공동 10위에 올랐다. (그래픽=아티피셜 어낼리시스 제공)

LG AI 연구원은 LG CNS, LG 유플러스 등 LG 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퓨리오사AI, 프렌들리AI, 한컴 등 기술기업들과 한 팀을 꾸렸다.

AI 연산 최적화 반도체(NPU) 개발사로 지난해 8월 엔비디아 칩보다 전력 효율이 뛰어난 차세대 칩 레니게이드를 공개해 세계적 주목을 받은 퓨리오사AI는 글로벌 빅테크 메타 플랫폼즈와 인수 협상을 진행했으나 지난 3월 독자 운영으로 전환한 기업이다.

LG AI연구원의 AI 모델 ‘엑사원(EXAONE) 4.0’은 글로벌 AI 성능 분석 전문 기관인 ‘아티피셜 어낼리시스’(Artificial Analysis)가 29일(현지시각) 발표한 인텔리전스 지수(Intelligence Index) 평가에서 글로벌 11위, 한국 모델 기준 1위에 올랐다. 오픈 웨이트(공개) 모델 기준으로는 4위다.

이에 대해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엑사원이 세계 최고 수준의 프런티어 AI 모델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글로벌 AI 3대 강국 달성을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 개발을 위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SK AX, SKB 등 SK그룹사를 포함해 AI 반도체 제조사 리벨리온, 게임업체 크래프톤 외에도 포티투닷, 라이너, 셀렉트스타 등 여러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서울대, KAIST도 함께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과 손잡고 2세대 AI 반도체인 '레벨'을 생산한 리벨리온은 레벨 칩 4개를 합친 ‘레벨-쿼드’를 삼성전자를 통해 대규모로 출시할 계획이다.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성장한 크래프톤은 SK텔레콤과 공동으로 개발한 70억개 파라미터 규모의 오픈소스 추론 특화 언어 모델 3종을 최근 공개한 바 있다. 앞으로 독자적 학습 기법을 적용해 추론 정확도와 효율성을 확보하고 이를 고난도 추론이 필요한 게임으로 확장하는 등 게임 AI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A.X)에 국산 AI 반도체인 리벨리온의 아톰을 적용해 상용 서비스할 계획이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국산 AI 반도체가 국산 LLM 기반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은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 국내 AI 생태계 자립을 실현하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KT는 솔트룩스, 크라우드웍스, 매스프레소, 투모로로보틱스, 경찰청, 고려대 의료원, 서울대 등 18개 기관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자체 거대언어모델 ‘루시아(LUXIA) 2.5’를 보유한 솔트룩스는 최근 10년간 AI 관련 특허 출원·등록 건수 기준으로 네이버, LG AI연구원, SKT에 이어 5위를 기록한 중견 AI 기업이다.

KT는 지난 3일 한국형 거대언어모델 ‘믿:음 2.0’을 AI 개발자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통해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한국적 AI’란 KT의 AI 철학을 구현하려고 사회적 맥락과 같은 무형의 요소와 한국어 고유의 언어적·문화적 특성 등을 충분히 반영한 정보를 학습시킨 AI 모델을 개발했다.

(그래픽=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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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모기업 모레를 비롯해 삼일회계법인, 서울대, KAIST 외에 기업 및 공공기관 등으로 컨소시엄을 꾸렸다. AI 인프라 기업 모레는 AI 플랫폼을 자체 개발했고, 그 자회사인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소형언어모델 AI를 개발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사이냅소프트, 알체라, 페블러스, 고려대, 연세대, 포항공대, KAIST 등 8개 기관과 팀을 만들었다.

한국어 특화 거대언어모델 ‘코난 LLM’을 개발한 코난테크놀로지는 대법원, 한림의료원 등 전문 분야의 LLM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영상 인식 AI '코난 워처'(Konan Watcher), 자율비행과 협업비행이 가능한 '코난 AI 파일럿' 등 방산 AI 분야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지난 4월 공개한 추론형 모델 통합 LLM ‘ENT-11’은 작문, 코딩 등 항목에서 딥시크 ‘R1’ 모델을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NC AI, 업스테이지 등은 외부에 사업 전략과 아이디어가 노출되는 것을 피하려 컨소시엄 명단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들 10개 팀중 5팀을 골라낼 평가위원회 구성은 해외 AI 전문가가 참여한 것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다. 

선정 결과는 이르면 평가종료 이튿날인 8월1일 발표된다. 정예팀으로 뽑힌 5개 팀은 'K-AI 모델', 'K-AI 기업' 등의 명칭을 쓸 수 있다.

이들에게는 정부 예산 1조5천억원을 들여 연내 구매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용권을 내년 하반기부터 분배하는 등 AI 모델 고도화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지원하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정예팀을 6개월 단위로 평가해 지원 대상 AI 모델 수를 한 곳씩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 평가는 실제 국민이 사용한 경험을 반영하는 등 경연 방식으로 공개 평가해 최종 ‘K-AI’ 모델을 뽑을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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