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조직·자산 활용 독자 AI 모델 개발
ETRI·고려대·연세대·포스코DX 등 54곳 참여

(그래픽=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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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컴퓨터가 디지털 세상을 열며 우리 삶을 바꿔놓은 것처럼 AI를 빼놓고는 기술 발전을 말할 수 없는 시대다. 구글·MS가 독점한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우리 플랫폼을 지켜내고 있듯, 글로벌 AI가 지배하는 시장에서 우리 언어와 문화·기술로 특화한 ‘소버린 AI’가 일정 공간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버린 AI 모델 개발과 활용 또 이를 둘러싸고 구축될 소버린 AI 생태계에 대한 정보와 논란을 향후 지속적으로 살펴본다.

리니지로 게임 신화를 쓴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AI) 전문 기업 NC AI가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 5개 정예팀에 선발돼 최종 국가대표 AI 모델 개발 경쟁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14개 국내외 산업·연구기관이 개발에 참여하고 이를 적용할 40개 수요기관이 함께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을 주관사로서 이끌고 있는 NC AI는 고품질 데이터에 기반한 자체 멀티모달 AI 모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멀티모달은 텍스트, 음성,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기술을 뜻한다. 여기에 더해 게임 회사가 갖는 강점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김건수 NC AI 에이전틱AI랩 실장은 "게임 조직(엔씨소프트)과 협업해온 NC AI는 3D나 애니메이션에 강점이 있어 멀티모달 데이터를 고품질로 가져갈 수 있다. 멀티모달을 강점으로 내세워 독자 AI 프로젝트 최종팀 선정에도 자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특히 디지털트윈의 경우 현실과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가교가 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선 3D가 필요하다"며 "NC AI가 만들었던 게임 에셋 등이 멀티모달을 만드는 데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건수 NC AI 에이전틱AI랩 실장. (사진=NC AI 제공)
김건수 NC AI 에이전틱AI랩 실장. (사진=NC AI 제공)

이 컨소시엄에는 한국어 언어모델 ‘코버트’(KorBERT), ‘이글’(EAGLE) 등을 개발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국내 최초 학계 거대언어모델(LLM) 'KULLM'을 개발한 고려대가 참가했다.

3D 비전과 로보틱스 분야에서 세계적 연구진을 보유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차세대 연구개발(R&D) 분야에서 협업한다.

AI의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인 데이터는 AI 학습 데이터 구축과 품질 검증 전문 기업 에이아이웍스와 연세대가 함께 구축해, 고품질의 LLM과 멀티모달에 특화한 데이터를 확보한다.

NC AI는 12월 말로 예정된 1차 평가와 내년 상반기 2차 평가에는 파운데이션 모델 생성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컨소시엄 참여 기업과 협력해 제조·유통·미디어 등의 분야에 해당하는 산업 특화 AI 모델도 개발할 계획이다.

제조·로봇 분야에서는 스마트팩토리 선도 기업인 포스코DX가 제철소와 이차전지공장 등 소재분야 현장에서 AI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한다.

HL로보틱스는 자율주행 로봇에 탑재할 수 있는 AI 모델을 상용화 수준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인터엑스는 디지털 트윈 기술로 실제 수집이 어려운 데이터를 가상 환경에서 생성해 피지컬 AI 모델 훈련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유통·공공 분야에서는 롯데이노베이트가 자체 AI 플랫폼 'Aimember' 운영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된 모델의 산업 적용을 이끌고, 미디어젠과 NHN은 공공·금융 분야에서 AI 고도화를 추진한다.

NHN의 클라우드 전문 기업 NHN클라우드는 국내 최대인 22페타플롭스 이상 규모의 AI 반도체 팜을 구축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이를 기반으로 국산 신경망 처리 장치(NPU) 최적화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미디어·콘텐츠 분야에서는 MBC와 손잡고 방대한 방송 아카이브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 현대사와 문화적 맥락을 AI에 학습시킨다.

NC AI는 특히 도메인옵스(특정 도메인에서 운영·자동화·최적화가 가능한 틀) 플랫폼을 구축해, 개발한 산업 특화 AI를 고객사에 맞춤 제공하는 것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김건수 실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나 오픈AI도 산업 특화 AI 모델을 제공하지만, 해당 모델을 쓰려면 반드시 AWS나 오픈AI 시스템을 써야 한다"며 "하지만 일부 기업은 보안상 이유로 내부 서버에 AI 모델을 설치하고 싶어 하는데 도메인옵스 플랫폼을 이용하면 AI 모델을 다운받아 내부 서버에서 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진정한 AI 주권은 단순히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수동적인 방어가 아닌, 세계 무대에서 판을 짜고 규칙을 세우는 게임 체인저가 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기술·데이터·산업 전반에서 AI 주도권을 확보하고 'AI G3'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위대한 여정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정예팀 간 결선에 임하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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