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국립한밭대학교 교수회는 지난해 12월 오용준 한밭대 총장과 이진숙 충남대 총장 간의 이뤄진 ‘한밭대-충남대 대학통합 논의’와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컬대학 30’ 사업 참여를 함께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3일 밝혔다.

국립한밭대학교 교수회는 지난해 12월 오용준 한밭대 총장과 이진숙 충남대 총장 간의 이뤄진 ‘한밭대-충남대 대학통합 논의’와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컬대학 30’ 방안을 함께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 사진은 한밭대 내에 걸려 있었던 한밭대와 충남대 간 통합논의와 관련된 구성원 간담회 안내임.(사진=이기종 기자)
국립한밭대학교 교수회는 지난해 12월 오용준 한밭대 총장과 이진숙 충남대 총장 간의 이뤄진 ‘한밭대-충남대 대학통합 논의’와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컬대학 30’ 방안을 함께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 사진은 한밭대 내에 걸려 있었던 한밭대와 충남대 간 통합논의와 관련된 구성원 간담회 안내임.(사진=이기종 기자)

이번 한밭대학교 교수회의 ‘한밭대-충남대 대학통합’을 전제로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사업 참여에 대한 반대 입장 표명은 그동안 대학총장과 대학본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한밭대와 충남대 간 대학통합 논의 등 최근 대학현안에 대한 첫 번째의 입장 표명이다.

한밭대 교수회의 입장문에는 ▲교육부(윤석열 정부)의 글로컬대학 사업에 대한 입장 ▲오용준 총장 등 대학본부가 추진하는 대학통합과 글로컬대학 사업 참여 연계에 대한 입장 ▲한밭대-충남대 간 대학통합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열린 논의과정 요구 등이 담겨 있다.

본지가 입수한 제2대 한밭대 교수회의 입장문에서 핵심내용을 보면 첫째로 “글로컬대학 사업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화두인 지역소멸을 오히려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큰 졸속 고등교육정책이기에 사업 신청에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둘째로 “대학통합은 글로컬대학 사업과 별개로 진행되어야 할 매우 복잡하고 중대한 사안이므로 이를 급박하게 연계 추진하는데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셋째로 “통합의 필요성, 통합대학의 비전이나 장단점, 통합조건이나 내용, 통합논의의 절차적 정당성 등 그 어느 하나도 명시하지 않은 채 추진하는 대학통합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밭대-충남대 대학통합,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사업 등 한밭대와 충남대 간의 대학현안과 관련해 교수회장 면담(3.14), 교수회장단-총장·보직교수 월례간담회(3.20), 교수 대상 간담회(3.21~22), 직원·조교대상 간담회(3.24), 학생대상 간담회(3.28), 전체 교수회(3.29) 등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오용준 현 총장의 태도에 대해 “수차례 설명에도 불구하고 통합과 관련된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총장의 답변은 매우 미흡했다”고 평가하면서 최병욱 前한밭대 총장에 이어 현재의 오용준 총장에 대한 지지 기반에 대해 “작년 12월 대학 통합논의를 위한 선포식 이후 3월초까지도 ‘통합논의의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고 또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한 것”과 함께 “그러한 총장의 약속을 신뢰했고 통합여부는 우리가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립한밭대학교 교수회는 지난해 12월 오용준 한밭대 총장과 이진숙 충남대 총장 간의 이뤄진 ‘한밭대-충남대 대학통합 논의’와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컬대학 30’ 방안을 함께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 사진은 한밭대 내에 걸려 있었던 한밭대와 충남대 간 통합논의와 관련된 구성원 간담회 안내임.(사진=이기종 기자)
국립한밭대학교 교수회는 지난해 12월 오용준 한밭대 총장과 이진숙 충남대 총장 간의 이뤄진 ‘한밭대-충남대 대학통합 논의’와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컬대학 30’ 방안을 함께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 사진은 한밭대 내에 걸려 있었던 한밭대와 충남대 간 통합논의와 관련된 구성원 간담회 안내임.(사진=이기종 기자)

지난해 12월 이후 한밭대학교는 지난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진 몇 년간(또는 수년간) 최병욱 前한밭대 총장, 오용준 제9대 한밭대 총장(당시 기획처장), 그리고 이진숙 충남대 총장 등 양 대학 총장 차원에서 협의되고 추진된 ‘한밭대-충남대 통합’ 논의 시작에 대한 여러 현안을 자체적으로 검토해왔고 이를 지난달 내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의견수렴을 거쳤다.

하지만 ‘한밭대-충남대 통합’ 논의에 대한 간담회에서 대학통합에 대한 현안 외에도 교육부가 지역대학 혁신과 지원을 위해 추진하는 “First mover, K-대학을 향한 담대한 혁신 ‘글로컬대학 30’추진방안”과 연계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간담회 중 질의 및 응답에서 한밭대 간담회 관계자는 “글로컬 대학사업을 충남대와 한밭대가 통합을 전제로 공동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경우 두 대학이 받을 예산도 반으로 줄어들고 통합결렬시 배정받은 금액처리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의에 대해 “통합을 전제로 할 경우 각 대학에 연간 200억+알파(α)를 통합예산으로 받기 때문에 예산은 더 많아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한밭대 교수회는 지난주 내부적으로 의견수렴 등을 거쳐 오늘(13일) 오용준 총장 등 한밭대 대학본부가 추진하는 한밭대-충남대 통합을 전제로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사업 참여에 대한 반대 입장 표명은 공식적이자 처음으로 내부 구성원에게 전달했다.

충남대에서도 이러한 상황은 동일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충남대학교 제9대 교수회는 “이진숙 충남대 총장-오용준 한밭대 총장, ‘글로컬대학’ 공동 추진...“졸속 통합 끝판왕”이라는 본지의 기사에서 이진숙 총장 등 대학본부가 추진하는 글로컬대학 사업 준비에 대해 “통합문제와 글로컬대학 사업의 준비는 그 중요성과 추진방식에서 차원이 다른 별개의 사안”이라며 “양교 총장이 별개의 사안인 통합문제와 글로컬대학 사업을 엮어 구성원들이 공식적으로 동의한 적이 없는 통합을 무리하게 강행한다면 교수회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본지는 양 대학 교수회의 대학 현안에 입장 표명과 더불어 총학생회의 차원에서 입장을 청취하기 위해 한밭대 총학생회(총학생회장 이진우)와 충남대 총학생회(총학생회장 최인용)의 사무실로 연락해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양 대학 총학생회장의 관련 요청에 대한 답변은 현재까지 없다.

다음은 한밭대학교 제2대 교수회가 밝힌 “대학통합을 전제로 한 글로컬대학 사업 추진을 반대한다”라는 제목의 입장문 전문이다.

국립한밭대학교 교수회는 지난해 12월 오용준 한밭대 총장과 이진숙 충남대 총장 간의 이뤄진 ‘한밭대-충남대 대학통합 논의’와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컬대학 30’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 사진은 한밭대 대학본부 내의 교수회 안내판임.(사진=이기종 기자)
국립한밭대학교 교수회는 지난해 12월 오용준 한밭대 총장과 이진숙 충남대 총장 간의 이뤄진 ‘한밭대-충남대 대학통합 논의’와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컬대학 30’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 사진은 한밭대 대학본부 내의 교수회 안내판임.(사진=이기종 기자)

친애하는 한밭대 구성원 여러분께.

신학기와 함께 캠퍼스는 활기가 넘치지만, 작년 말부터 시작된 정부의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인 고등교육정책 추진과 더불어 우리 본부의 무리한 대학통합 논의로 인해 많은 논란과 우려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밭대학교 교수회는 현재 대학본부가 성급하게 추진중인 대학통합을 전제로 한 글로컬대학 사업 신청계획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합니다.

첫째, 글로컬대학 사업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화두인 지역소멸을 오히려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큰 졸속 고등교육정책이기에 사업 신청에 반대합니다.

국립대학 총장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립대학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수립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해야 합니다. 글로컬대학 사업은 약 220여개의 비수도권 대학 중에서, 광역시·도별로 평균 2개씩 총 30개 대학을 선정해 집중 지원한다는 것인데 190여개의 미선정 대학은 시장논리에 따라 그대로 방치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지역대학의 구조조정이 아니라 지역의 구조조정입니다. 그간 국가가 방기했던 고등교육의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지역발전과 인재양성에 기여했던 많은 지역대학들을 정부가 내팽개치는 무책임한 정책입니다. 현재 지역소멸과 지역대학 경쟁력의 약화는 국가균형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과도한 수도권 집중화를 해결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임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을 지역과 지역대학으로 전가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지역의 고등교육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학문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말살시켜 결국 국가경쟁력을 저하시키게 될 것입니다.

더구나 지역의 국립대학 총장들은 이러한 잘못된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함께 논의하는 공론의 장을 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앞장서서 정부정책에 호응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담당해야 할 국립대학의 책임과 역할을 도외시하고 각자 도생하려는 잘못된 길을 가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수 십년간 정부가 사업공모를 통해 대학에 재정지원을 해 왔던 잘못된 관행에 젖어 대학이 건강한 비판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국립대학은 지역발전과 인재양성을 위해 지역 대학들과 공존하면서 본연의 역할들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합니다. 글로컬대학 같은 사업을 준비할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립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국립대 육성방안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해야 합니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국립대 종합육성방안을 체계적으로 수립하지 않은 채 정권이나 장관의 입맛에 따라 재정지원을 미끼로 대한민국의 국립대학 전체를 좌지우지 하려는 정부정책에 대해 국립대 총장들은 뜻을 모아 명확히 반대해야 합니다.

둘째, 대학통합은 글로컬대학 사업과 별개로 진행되어야 할 매우 복잡하고 중대한 사안이므로 이를 급박하게 연계 추진하는데 반대합니다.

본부 판단에 글로컬대학 사업이 필요하다면 대학 자체 혁신안으로 신청하고 대학통합은 보다 장기적으로 신중하게 별도로 추진해야 합니다. 대전지역에는 11개의 일반대학과 4개의 전문대학이 있습니다. 한밭대와 충남대가 통합하는 것이 과연 교육과 연구의 질 향상 및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깊은 고민부터 선행되어야 합니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지역의 공통된 위기상황 하에서 사립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립대학이 자신들만의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 무리한 통합을 추진해서는 안 됩니다. 거점국립대학으로서 충남대 역할과 국가중심대학으로서의 한밭대 역할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대학통합으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국가와 지역에 도움이 되는지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합니다. 이를 무시한 채 거대 국립대학으로서의 생존만을 목표로 하는 통합은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한밭대와 충남대의 통합문제는 단순히 양 대학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지역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이슈입니다. 따라서 양 대학의 통합은 이러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수렴과 파급효과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하고 상당기간에 걸쳐 신중하게 통합논의의 절차가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대학통합은 역사와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엄중한 선택이므로 대학 구성원과 함께 한밭대학교를 사랑하는 동문과 지역사회의 지지도 있어야 하는 어려운 결정입니다.

글로컬대학 사업은 5월초까지 예비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7월초까지 세부사업계획서를 제출하도록 일정이 정해져 있습니다.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들을 생략한 채 이 짧은 기간에 사업 선정을 위해 양 대학의 통합이 성급하게 결정되어서는 안 됩니다.

셋째, 통합의 필요성, 통합대학의 비전이나 장단점, 통합조건이나 내용, 통합논의의 절차적 정당성 등 그 어느 하나도 명시하지 않은 채 추진하는 대학통합을 반대합니다.

본부가 대학통합을 추진하려면 통합내용 등에 대한 설명과 충분한 논의과정을 통해 우리의 명확한 요구와 조건이 제시되고 이에 대한 구성원들의 동의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지난 3월에 약 3주간에 걸쳐 총장은 대학통합에 기반한 혁신안으로 글로컬대학 사업 신청을 추진한다는 의사표시와 함께 구성원의 양해를 여러 차례 직접 구했습니다. 교수회장 면담(3.14), 교수회장단-총장·보직교수 월례간담회(3.20), 교수대상 간담회(3.21~22), 직원·조교대상 간담회(3.24), 학생대상 간담회(3.28), 전체 교수회(3.29) 등 짧은 기간에 긴박한 소통들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차례 설명에도 불구하고 통합과 관련된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총장의 답변은 매우 미흡했습니다. 총장은 작년 12월 대학 통합논의를 위한 선포식 이후 3월초까지도 ‘통합논의의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고 또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해 왔습니다. 우리 구성원들의 다수가 통합논의에 찬성한 이유는 그러한 총장의 약속을 신뢰했고 통합여부는 우리가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총장은 글로컬대학 사업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고 이 사업을 통해 통합을 매개로 한 대학 발전방향을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계속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대학통합은 통합내용에 대한 구성원들의 합의도출을 위한 절차적 정당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통합대학의 교명, 대학의 역사, 산학협력의 대학 정체성, 유사학과간 통폐합, 공간배치, 통합에 필요한 예산 확보, 구성원 처우 등 주요 사항에 대한 논의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한밭대와 충남대는 각각 대학통합과 관련된 주요 내용들에 대해 구성원의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고, 이를 근거로 양 교는 다시 협상하고 조정하는 절차를 단계적으로 밟아야 합니다. 이러한 주요 통합내용과 통합절차가 전혀 합의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대학본부의 통합을 전제로 한 글로컬대학 사업 참여를 반대합니다. 아울러, 총장이 취임사에서 약속한 대로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비전을 담아 주체적인 대학발전 계획을 조속히 제시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2023. 4. 3.

한밭대학교 제2대 교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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