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교수에 7년 구형한 검찰, 세상에 누가 '봉사상 표창장'까지 힘들게 위조하나?
검찰이 '국정농단' 입밖으로 꺼낸 이유, 역시 '정유라 부정입학' 프레임 조국 딸에게도 씌우려 했던 것!
결국 그 한 마디를 위해서, "몇개월에 걸쳐서 검사 수십명 투입해, 굳이 표창장으로 쇼한 이유가?"
블랙리스트 마구잡이 남발했던 '이명박근혜' 정권 시기, 그 시기 표창장과 조국 일가가 무슨 상관?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내 이럴 줄 알았다. 이화여대 부정입학이 실마리가 되어 최순실-박근혜로 이어졌지. 검찰이 몇개월에 걸쳐서 전국 수십명 검사 투입해 굳이 표창장으로 쇼를 한 이유가 바로 이 한마디를 위한 것이다, '국정농단'. 이로서 청장님은 검찰개혁 의지의 대통령의 입을 막거나 내려오게 할 예정이었겠지. 처음부터 표창장 집중 뒤질 때 이미 의도를 읽었다만, 기득권에 물든 추한 자들이다." (우희종 서울대 교수, 전 더불어시민당 대표. 5일 페이스북)
"[검찰농단...] 햐... 이렇게 논술 쓰면 낙제! 게다가 국정농단을 꺼내며 박근혜를 불러내는 이 심사는 뭐지?"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5일 페이스북)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검찰이 5일 1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정 교수는 총 10여개의 혐의를 받아 기소됐는데, 결국 큰 줄기 두 개는 동양대 표창장 그리고 사모펀드다.
정 교수가 1심 구형을 받기까지 무려 공판이 34번이나 열렸다. 과거 군사반란, 광주항쟁 유혈진압, 수천억대 천문학적 비자금 조성 등으로 기소됐던 전두환·노태우도 1심 구형까지 27번의 공판을 받았다. 이런 역대급 중범죄자들보다도 7번의 공판을 더 받은 것이기에 얼마나 검찰이 조국 전 장관 일가에 털기에 집착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언론도 검찰이 흘려준 것을 그대로 받아적기하면서, 사건을 대놓고 침소봉대했다.
윤석열 총장 휘하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4조5천억원 분식회계(회계사기) 건도 제쳐둔 채, 그렇게 조국 전 장관 일가를 털었다. 수사 개시한 지 한 달만에 70여곳을 압수수색한 것만 봐도 그렇다. 여기에 법원은 검찰이 청구하는 압수수색영장을 자동발매기처럼 '척척' 발부해줬다.
유난히 그 '동양대 표창장'에 집착하며 수많은 곳을 압수수색했던 검찰은 이날 정 교수에게 징역 7년형을 구형하면서 "시민사회의 요구에 따라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사건으로 '국정농단' 사건이 있는데, 그 사건과 유사한 성격"이라며 과거 박근혜-최순실 등이 벌인 전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운 국정농단과 조국 전 장관 일가를 엮기까지 했다.
특히 검찰에서 '국정농단'이라는 표현까지 격하게 쓴 이유는 무엇일까? 수개월 전 한 현직검사는 MBC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털어놓았다고 한다.
“大윤(윤석열)이랑 주위 사람들은 이번(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과반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그렇게 되면 공수처법안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법안을 다시 내서 뒤집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작년이나 올해 1월까지는 (문 대통령) 탄핵까지도 염두에 뒀으니까요. 다 그림을 그리는 거잖아요. 조국 수사할 때 정유라(최순실 딸)를 했던 것처럼 조민(조국 전 장관 딸) 이렇게 해서 그 부분을 건드리고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맞춰서 울산시장 선거개입 그림을 그렸단 말이예요"
윤석열 총장 휘하 검찰은 조국 전 장관 딸에게 최순실 딸 프레임(부정입학)을 뒤집어씌워 시민들의 공분을 대대적으로 일으킨 뒤, 그 기세를 몰아 문재인 대통령 탄핵까지 끌고 가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실패로 돌아갔으며, 총선에선 미래통합당이 참패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도 잠시 흔들리긴 했지만, 다시 회복했다.)
이같이 검찰이 '국정농단' 이란 단어를 입에 올린 데 대해,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이화여대 부정입학이 실마리가 되어 최순실-박근혜로 이어졌다"며 "검찰이 몇개월에 걸쳐서 전국 수십명 검사 투입해 굳이 표창장으로 쇼를 한 이유가 바로 '국정농단' 이 한마디를 위한 것이다. 이로서 청장님은 검찰개혁 의지의 대통령의 입을 막거나 내려오게 할 예정이었겠지"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표창장 집중 뒤질 때 이미 의도를 읽었다만, 기득권에 물든 추한 자들"이라고 검찰을 질타했다.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농단'으로 규정하며 "국정농단을 꺼내며 박근혜를 불러내는 이 심사는 뭐지?"라고 반문했다. 검찰이 이렇게 '국정농단'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린 것은, 그동안 그들이 품고 있던 생각을 가감없이 표출한 셈이 됐다. 검찰이 7년형을 구형한 것도 어찌보면, '큰 죄를 지었구나'라는 반응을 사람들에게 유도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정 교수 입장에선 만약 무죄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으로는 이미 씻을 수 없는 타격을 입은 상태다. 한편, 정경심 교수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달 23일이라고 한다. 재판 결과는 어떻게 될까?
우선 두 갈래 중 하나인 사모펀드 관련 건은 사실상 무죄가 확정됐다고 봐야 한다. 이미 지난 6월 30일 선고된 조범동씨 1심 재판에서 '정경심 교수는 피해자'라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검찰은 정 교수가 10억원을 사모펀드인 코링크PE에 투자한 뒤 이에 대한 수익을 보전받기 위해 WFM과 허위 경영컨설팅 계약을 맺고 약 1억5천만원을 지급받는 방식으로 횡령을 저질렀다고 하며 '권력형 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10억원은 투자금이 아닌 '대여금'이라고 했고, 정 교수가 횡령의 공범도 아니라고 했으며 코링크의 실소유주는 '익성'이라고 했다.
검찰은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목소릴 높였고, 언론도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으나 검찰 측에서 정작 내놓은 증거라고는 정 교수가 지인들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외에는 없었다. 아무리 판사가 유죄를 내리려고 해도, 조금의 물증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정경심 교수는 코링크 관련 공범이 아니다"는 판례가 있기에, 정 교수에게 사모펀드 관련 건에서 '유죄'가 선고되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남은 건 그렇게 난리법석이었던 '동양대 표창장' 하나다.
이런 걸 가지고 수십차례의 공판을 하는 것도 정말 어이없고, 역사책에도 오랜 세월 '황당 사례'로 기록될 일이다. 특히 검찰 덕분에 동양대학교라는 인지도가 매우 낮았던, 지방의 한 사립대학이 이제는 '표창장' 하나로 인해 전국적으로 매우 유명해져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 또 동양대 표창장이 서울대 표창장은 물론, 대통령 표창장보다도 훨씬 가치가 높다는 기막힌 사실(?)도 알게 됐으니! 세상에, 일개 대학에서 흔하게 발급되는 봉사상 표창장을 그렇게 힘들게 위조하는 사람, 정말 만나보고 싶을 정도다.
여기서 잠깐. 지금 우리가 혹시 '잊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다. 조국 전 장관 딸 조민 씨가 동양대 표창장을 받은 시기는 언제일까? 조민 씨의 표창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최우수 봉사상, 기간 : 2010.12.01~ 2012.9.07
위 사람은 동양대 인문학영재프로그램의 튜터로 참여하여 자료준비 및 에세이 첨삭지도 등 학생지도에 성실히 임하였기에 그 공로로 표창함, 2012년 9월 7일 동양대학교 총장 최성해
표창장에 나온 내용을 보면, 조민 씨가 동양대에서 학술봉사활동을 한 시기 그리고 표창장을 받은 시기는 분명 이명박 정부 때다. 조국 전 장관은 당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서, 야권 측에서 정치적으로 적극적인 목소릴 내던 때이며 많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명박 정권도 박근혜 정권과 마찬가지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 자신들 마음에 안 드는 인물들을 비열하고 집요할 정도로 괴롭히곤 했다. (봉준호 감독같은 인물까지도 이런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키는 등, 툭하면 검열로 '칼질'했던 군사정권 못지 않게 문화예술계의 '암흑기'를 만든 것이 이 두 정권이다.)
이렇게 당시 야권 측에서 대중적으로 호응을 받았던 인물로서, 정계진출 이야기가 흘러나왔던 조국 전 장관의 경우에도 이명박 정권 입장에선 대표적인 눈엣가시이자 경계대상이었을텐데, 그런 정권 때 지방의 인지도가 낮은 한 사립대학에서 주어진 '표창장' 가지고 '국정농단' 표현을 쓴 셈이다. 그럼 MB 국정농단으로 표현해야 하나?
검찰이 정경심 교수를 표창장 관련 의혹으로 기소한 날짜는 지난해 9월 6일 밤, 조국 전 장관이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던 그 시기다. 검찰은 최성해 당시 총장의 말만 듣고, 정 교수를 소환조사 조차하지 않고 공소시효(7년) 만료 직전에 기소했다. 표창장은 분명 이명박 정권 때 일이다. 그런데 마치 모든 것이 문재인 정부 들어서, 즉 조국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는 와중에 일어난 것처럼 몰아가는 모습이다.
검찰이 1년 넘도록 '표창장'으로 그토록 난리법석이었던 모습, 매달 시민들이 꼬박꼬박 낸 혈세를 받으면서 하는 행동이 고작 이런 것이란 말인가? 그럼에도 제대로 밝혀낸 것조차 보이지 않는다.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으며, 무능도 이런 무능이 없다. 세금도둑들이 벌이는 민폐행위를 정말 언제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말인가? 4조5천억원 규모의 분식회계(회계사기) 건까지 제쳐두고, 사립대학에서 흔하게 발급되는 '표창장' 가지고 이런 난리를 쳤다는 것. 먼 훗날 후손들이 얼마나 비웃을까?
반면 윤석열 휘하 검찰은 구체적 정황까지 듬뿍 담긴 나경원 전 의원이나 <조선일보> 방씨 일가 관련 고발장이 무더기로 접수됐을 땐, 단 한 번의 압수수색도 소환조사도 없이 뭉갰다. 역시 온갖 범죄의혹에 휩싸여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와 배우자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350억원대 통장 잔고증명 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윤 총장의 장모 최은순 씨에게 검찰이 과연 몇 년이나 구형할지도 반드시 지켜볼 일이다.
한편, 정경심 교수는 최후진술을 통해 "저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물론 친정 식구와 시댁 식구까지 망라하는 온 가족이 수사대상 되어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파렴치한으로 전락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저와 가족 모두에 대한 컴퓨터 파일과 정보가 모두 검찰에게 압수되면서 예전 10여년 이상의 삶이 발가벗겨졌다"고 괴로운 심정을 표현했다. 그는 "저에 대한 수사가 배우자로 번지고 자식들에게 깊고도 날카로우며 광범위하게 겨눠지는 과정을 보면서 저는 일순간 사는 것에 대하여 심각한 회의에 빠지기도 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은 지난 수십 년에 걸친 저의 인간관계를 송두리째 무너뜨렸다. 저와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어느 누구도 시련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며 "많은 이들이 수사대상이 되면서, 저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정도, 직장도, 인간관계도 모두 비난의 대상이 되었으며, 위기와 파탄에 빠졌다. 이 자리를 빌어 저로 인해 어느날 갑자기 수모와 고통을 겪은 여러 지인들께 고개 숙여 깊은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고 심정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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