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애 칼럼]] 2030이 각성하고 깨어나야 대한민국 정치에 실제적인 개혁이 일어날 것

“우리 정치는 사류, 관료행정은 삼류, 기업은 이류 수준.”

1995년,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은 중국 베이징 방문 당시 한국 특파원 간담회에서 위와 같이 발언했다. 이로부터 27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와 기업은 어떤 수준에 있을까? 기업의 경우 아직 여러 문제도 있긴 하지만, 세계를 선도하며 미래 핵심 산업의 우위를 점하고 있음은 누구나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의 경우 그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국민들의 입에서 "개혁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대한민국 정치에 많은 문제점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대한민국은 분단 이후 40~50년 만에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며 한강의 기적을 맞이했다. 한국전쟁으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나라가 단숨에 경제 성장을 하여 점차 잘 사는 나라가 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 글(문재인 사저 앞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명목과 당위성을 확보하고 경제개발만을 최우선으로 삼았던 개발독재는 반공주의와 충효사상의 남용과 왜곡까지 더해져 아주 손쉽게 시민사회를 통제하면서 민주주의의 발전을 억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개발독재가 국가 경제의 발전을 효과적으로 이루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득권의 부와 권력을 공고하게 하고,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속박하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한 측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심각한 문제에 대해 간과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개발독재를 거치며 현재까지 정치인, 법조인, 경제인, 언론인 등 소수 기득권의 권력은 막강해졌다. 특히 결혼이나 사업을 통해 또는 특정 목적을 위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들의 인맥 또한 문제점으로 부각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중점을 삼는 세 가지에 대해 언급을 하고자 한다.

첫째, 소수 기득권이 카르텔을 형성하여 정경유착, 정언유착, 검언유착 등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가 만연해졌다는 것이고,

둘째, 이들의 문제를 지적하거나 의문을 품고 정의를 외치는 국민들에게 ‘빨갱이’, ‘반동분자’라는 낙인을 찍고 철저히 탄압했다는 것이며,

셋째, 지극히 정치공학적 관점에서 빨갱이 논쟁과 지역갈등을 조장, 국민들이 기득권 카르텔의 문제를 생각하기는커녕 서로 싸우고 분열토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깨어있던 학생들과 시민들이 위 문제들을 돌파하고자 1987년 6·29 민주화 선언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기득권이 영구히 권력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기득권에 저항 및 투쟁하며 최소한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였다. 그러나 국민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기득권 카르텔의 적폐와 이로 인한 병폐는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고착화 되었다.

보수정당의 역사만 봐도 알겠지만, 나라의 안정과 국민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으며 애국애족을 자처했던 보수는 ‘수구 보수’로 탈바꿈했다. 본인들의 특권을 지탱해줄 수 있는 부와 권력을 지키려 하다 보니 보수의 가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리고, 과거 개발독재 시대만을 회상하며 반공과 지역갈등을 일으키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보수정당은 보수언론의 도움을 받아 국민들, 특히 기성세대를 공략하고자 이념논쟁과 지역갈등을 일으키는데 전력을 다해 매진하였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보수가 수구화 되는 가운데, 오히려 진보가 보수적 가치를 추구하며 보수의 자리를 실질적으로 메꾸게 되었다. 그리고 좌파의 빈자리를 정의당이 자리잡게 되었고, 진보좌파정당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잠시 정의당을 언급하자면, 대표적 진보 정당인 민주당의 보수적 가치추구로 인해 정의당은 진보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 명분에 집중하다보니, 그 위치와 정체성의 혼란으로 이번 대선에서 진보도, 보수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의 행보를 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회의사당 내부
국회의사당 내부

이러한 정치적 기형의 문제는 수구 정당으로 하여금 폐해를 계속 불러일으키고, 진보정당의 구태 정치를 야기했다. 국정농단사건으로 인해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나 대통령 탄핵과 더불어 새 대통령을 세웠다. 그런데 그 이후로 우리가 바라던 새로운 세상이 왔다고 할 수 있는가? 어떤 면에서는 그렇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정치의 경우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국민들이 저항함으로써 체제와 사회 구조 및 사람을 바꾸는 성과를 이루어냈지만, 한편으로는 기존의 정치로 빠르게 회귀하는 정치적 대물림 또한 겪고 있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정치는 맑아지려 하는 순간 다시 썩어가는 고인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제는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주체들인 2030을 필두로, 악순환을 낳는 정치적 대물림을 끊어 낼 새로운 정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새로운 정치' 실현이 '정치 계몽' 운동을 통해 가능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는 단순히 체제나 사람을 바꾼다고 하여 정치가 새롭게 되지 않았음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인애/통일비내리는날 교육팀장
이인애/통일비내리는날 대표

전 세계로 눈을 돌리면 일본의 마쓰시타정경숙이나 독일 기민당의 청년조직 JU(영 유니온) 등 정계나 사회에서 새로운 리더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청년들을 육성하는 기관들이 있다. 이는 청년 정치인들에게만 해당되는 사안이 아니라 일반 청년들이 사고하고 토론할 수 있는 진정한 참여 민주주의의 실현을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이렇게 ‘정치 계몽’이라는 큰 목표 아래 2030이 모여 대한민국 정치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대안을 찾아가다 보면, 비로소 대한민국 정치에 실제적인 개혁이 일어날 것이라 확신한다. 지금 '정치 계몽'을 이루지 못하면 2030은 수구 보수의 폐해와 구태 정치의 굴레 속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나를 비롯한 2030 청년들이 힘을 합쳐, 한국 사회에 한 목소리로 '정치 계몽'에 대한 강력한 요구를 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현 우리 2030이 사회 전면에 나설 때, 우리의 요구에 합당하고 대한민국 국격에 맞는 일류정치를 마주하기를 기대해 본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