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6명중 3명 '사퇴' 선언하면 지도부 자동 해체, 이재명 당대표 돼도 '시스템 공천' 무력화 확실시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를 두고 적잖은 의원들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집단지도체제'로 하자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기존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선출하자는 방식에서 동시에 뽑는 방식으로 가자는 것이다. 이는 당대표 출마하면 선출이 확정적인 이재명 의원의 힘을 빼놓고, 자신들의 공천권을 확보하려는 속내가 가득 담겨있다는 지적이다.
최민희 전 의원은 이같은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할 시 "아마 새로 뽑히는 당대표가 6개월도 못갈 것"이라며 임기 2년을 전혀 채우지 못할 거라 단언했다. 즉 당이 과거처럼 지리멸렬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민희 전 의원은 14일 유튜브 시사방송 '새날(새가 날아든다)'에 출연해 "저 안은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된다는 걸 전제로 누군가 주장한 거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집단지도체제의 경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같은 트랙에서 선출하며 득표순대로 1위가 당대표, 2위부터 6위까지 최고위원으로 선출된다. 그런데 6명 중 3명이 '최고위원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하면 지도부 전체가 사라지게 된다.
최민희 전 의원은 "집단지도체제의 첫 번째 정신은 공천 때 계파 나눠먹기하겠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즉 당대표가 공천권 나누기를 거부한다면, 다른 최고위원들이 집단사퇴하여 대표직에서 바로 내려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다.
최민희 전 의원은 "두 번째는 이건 여차하면 당대표를 날리겠다는 것"이라며 "과거 민주당이 집단지도체제를 선택한 이후에 당대표가 수없이 바뀌었다"라고 짚었다. 그는 "1년에 당대표가 2번 바뀐 적도 있는 위험한 체제"라고 강조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이건 민주당 역사가 증명해준다. DJ(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로 민주당 당권은 끊임없이 흔들렸다"며 "DJ 이후에 그처럼 카리스마 있는 대표가 나오지 못했기에 집단지도체제로 봉합해서 왔는데 대표가 수시로 바뀌었다"라고 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단일지도체제로 되면서 흔들리지 않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며 "추미애-이해찬 대표가 임기를 채우면서 당대표가 임기를 채우는 정당이 됐다"라고 강조했다. 즉 추미애 전 대표가 민주당 역사에서 2년의 당대표 임기를 채운 첫 사례였을 정도로, 오랜 세월 민주당이 지리멸렬했던 그 이유 중 하나가 '집단지도체제'였다는 설명이다.
최민희 전 의원은 또 '누구는 출마하고, 누구는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고 외치는 민주당내 의원들을 향해 "'대한민국이 이렇게 가야 한다. 민주당은 여기서 어떤 역할 하겠다' 등 제발 민주당의 가치와 방향성 얘기 좀 해달라"며 "유능한 선명야당이든 민생적 선명야당이든 그걸 내달라. 그래야 민주당이 이번에 산다"라고 일갈했다.
예를 들어 집단지도체제에선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되더라도, 최고위원 자리에는 그에게 대선·지선패배 책임을 전가하려는 '이낙연계'와 개혁 지지층으로부터 '수박(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으로 실제 성향은 국민의힘과 유사하다는 뜻)''으로 불리는 의원들이 대거 앉을 수 있다.
특히 당내에서 영향력이 있는 홍영표·전해철 등 이낙연계 중진 의원들이 최고위원 자리에 입성할 경우, '이재명 당대표'를 향해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집단 사퇴하겠다'고 선언하여 당대표 자리에서 강제로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집단지도체제가 될 경우 당대표가 누가 되든 당의 쇄신은커녕 '시스템 공천'마저 무력화되어, 과거처럼 마구잡이 '사적 공천'이 이뤄질 게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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