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 독도 얘기 안했다고? 바이든도 날리면이라 했는데 어떻게 믿나"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31차 촛불대행진이 18일 오후 4시 촛불행동 주최로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 구간에서 열렸다. 이날은 6차 전국집중촛불로 전국 48개 지역에서 주최측 추산 10만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해법 관련 여론의 분노가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한일정상회담) 이후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 광장에서 그대로 표출됐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양희원씨는 이날 발언에서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이 현실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참담하다"라며 "윤석열이 오므라이스 하나 먹자고 대한민국 팔아먹은 회담결과 다들 보셨나. 우리 국민들 강제동원 피해자 선생님들 의사는 묻지도 듣지도 않던 자가 일본 정부와 언론의 눈치는 그렇게도 잘보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양희원씨는 "요미우리 신문 앞에서 한국의 반대여론은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일본 정부까지 찾아가서 일본의 이익이 곧 한국의 이익이란다"라며 "윤석열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는가. 대한민국 사람이 맞는가"라고 직격했다. 그는 또 "3.1절 기념사때부터 윤석열이 속을 긁고 일본이 속을 긁고, 이미 울화통이 터지는데 눈에 띄는 또다른 나라가 있다"라며 "미국 얘기를 안할 수가 없다. 일본보다 한국이 만만한지 한국에게 일방적인 양보를 강요하고 있다"라고 짚기도 했다.

양희원씨는 "이명박 박근혜도 감히 반성없는 일본의 전쟁범죄를 용서하자. 과거사는 덮고 가자 이따위 망언은 하지 못했다"라며 "지금껏 수구세력이 우리 국민들 무서워 감히 넘지 못했던 선을 윤석열이 기어이 넘어버렸다. 왜 이토록 윤석열은 우리나라를 팔아먹지 못해 안달일까"라고 묻기도 했다.

양희원씨는 "최근 국힘당과 윤석열 정권이 민주노총 향해 종북노조 타령하는 거 다들 보셨나"라며 "아무리 철지났다지만 종북놀이 노조때리기 공안탄압이 여전히 저들에겐 설탕같이 달달한가보다. 정권연장하려면 공안정국을 만들어야겠는데 한국에서 탄압하는 것만으로는 지지율이 안오르니 아예 이나라 대한민국을 신냉전의 불구덩이에 내던지려는 거 같다"라고 분석했다.

양희원씨는 "그렇다면 북중러를 모두 주적으로 삼고 한미일 동맹에도 가입하고, 미국과 일본의 지지까지도 필요한게 지금의 윤석열"이라며 "몇 년 사이에 대만해협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 충돌이 늘어났다. 5년안에 전쟁이 터진다는 주장까지 나왔다"라고 짚었다. 

양희원씨는 지난 1월 마이클 길데이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미국이 중국 해군과 맞서기 위해선 한국과 일본의 군사협력이 필수적이다. 한일 양국이 역사 때문에 불화를 겪는 것은 동북아 안보 위협을 간과한 서로 상대방의 눈을 찌르는 행위'라고 한 데 대해 "한미일 동맹은 전쟁동맹이다. 전쟁동맹을 위해서 윤석열이 내놓은 강제동원 해법이라는 거 이게 바로 전쟁으로 가는 첫걸음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양희원씨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일정상회담 와중 독도영유권을 주장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한 것과 관련, "대통령실이 아니라 했지만, 바이든도 날리면이라 했던 사람들인데 어떻게 저 사람들 말을 믿겠나"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일본의 역사왜곡과 독도영유권 주장이 이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피해 당사국인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본의 편에 섰으니, 일본은 더 과감하게 왜곡하고 주장할 게 뻔하다"며 "이미 독일 카셀대학교 소녀상이 일본 압력으로 철거됐고, 삼일절에는 친일파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당당하게 일장기를 내걸며 준동하고 있잖나"라고 직격헀다.

양희원씨는 "국민을 무시하고 헌법을 부정하고 피해자들을 짓밟고 나라를 미국과 일본에게 갖다파는 대통령 어떻게 해야겠나"라며 "경고나 규탄으로 끝내서 안 된다. 퇴진만이 정답"이라고 했다.

양희원씨는 끝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대중문화 등에 관심이 많은 한국 청년 세대가 반일 여론을 바꿀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하며 '예스 재팬 세대'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 "똑똑히 들으라. 우리가 예스 재팬 세대라고? 말같지 않은 소리 집어치우라"고 돌려주기도 했다.

월드스타 BTS(방탄소년단)의 리더인 RM은 최근 스페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K-POP 등 K라는 수식어가 지겹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의 선조들이 싸워 일궈낸 우리의 퀄리티에 대한 일종의 인증마크"라며 일본의 식민지배를 극복한 한국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즉 영국이나 프랑스·스페인같은 식민지배를 했던 나라가 아닌 식민지배를 받고 전쟁으로 폐허를 겪은 상황에서, K-POP과 같은 상당한 노력이 담긴 한국문화가 시작됐다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실제 BTS를 필두로 한 한국의 아이돌들은 일본의 아이돌들을 월등히 앞선지 오래이며, 한국의 각종 문화 컨텐츠들이 세계에서 일본보다 크게 주목받고 있음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수십년전 일본을 모방했던 그 시절 얘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날 행진 대열은 시청에서 광화문 쪽으로 이동, 주한미국대사관과 주한일본대사관 등을 거쳐 다시 태평로 일대로 들어섰다. 이날 시민들은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 앞을 지날 때는 유가족에게 연대의 의미에서 함성을 외쳤다.

시민들은 광화문역 사거리를 지나 미국 대사관 앞에 서서 '분노'의 의미를 담아 함성을 외쳤다. 또 바로 맞은 편 외교부 청사를 향해 함성을 외친 뒤, "매국 왜교부(왜적+외교부) 장관 박진을 탄핵하라" "매국노 윤석열은 지금 당장 퇴진하라" "친일역적 윤석열을 용서할 수 없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행렬은 윤석열 정권의 친일·매국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로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이 담김 초대형 현수막을 찢었다. 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풍자하는 탈도 쓰고 지나가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도 역시 몇 명 되지 않는 '친윤단체'들이 촛불집회 인근에서 '이재명 구속' 스피커를 크게 틀며 방해집회를 이어가기도 했다. 32차 촛불대행진은 오는 25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